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속받은 LG CNS 지분의 가치가 500억 원을 넘어서며 주목받고 있다. LG CNS는 중복상장 논란을 딛고 기업공개(IPO)에 성공했으며, 향후 LG그룹의 디지털 전환(DX) 및 인공지능(AI) 사업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LG CNS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회사 지분 1.2%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구 회장은 2018년 故 구본무 전 회장으로부터 LG CNS 주식 97만2600주를 상속받았으며, 당시 주당 1만5666원이던 지분 가치는 IPO 이후 5만1200원(3월 17일 종가 기준)으로 상승하며 5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형성했다.
LG CNS는 삼성SDS, 현대오토에버와 함께 국내 주요 시스템통합(SI) 업체로 자리 잡고 있으며, 최근 AI 전환(AX)과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 과정에서는 중복상장 논란이 제기됐다. LG CNS의 최대주주인 ㈜LG가 이미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의 추가 상장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LG CNS 상장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목적도 컸다. 2020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내부거래 금액이 50억 원 이상인 회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으며, LG CNS의 경우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70%에 달했다. 이에 LG그룹은 2020년 4월 맥쿼리자산운용에 5년 내 상장을 조건으로 LG CNS 지분 35%를 매각했고, 약속 시점이 도래한 올해 2월 IPO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상속세 문제도 논란이 됐다. 구광모 회장 측은 LG CNS 지분의 세무당국 평가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2022년 상속세 9900억 원 중 10억 원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1심 재판부는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구광모 회장이 보유한 LG CNS 지분 가치가 급등했지만, 단기적인 주식 처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은 시세차익보다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G CNS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3조 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6조 원대로 확대됐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400억 원에서 51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AI 클라우드 사업부 신설 및 AI 센터 운영을 통해 AI 전환(AX) 시장을 선도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AI 기업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LG CNS의 성공적인 상장과 성장 전략이 LG그룹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