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플라스틱도 ‘과잉 생산’…세계 석유화학 업계 골치

2024-07-02

철강·태양광·자동차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로 무역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하는 가운데 공급과잉 상태인 중국산 플라스틱 역시 관련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 시간) “중국의 플라스틱이 내수 위축에 부딪혀 과잉공급될 위험에 처했다”며 “이는 전 세계의 새로운 무역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석유화학공업연맹에 따르면 중국 내 석유화학제품의 공급은 내년 말까지 수요를 크게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프로필렌은 연간 1840만 톤이 초과 공급되며 글리콜(940만 톤), 폴리에틸렌(360만 톤), 메탄올(240만 톤) 등도 모두 공급과잉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생산 설비를 대폭 늘렸으며 올해도 확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중국에 들어선 에틸렌·프로필렌 등 플라스틱 원료 생산 설비는 한국·일본·유럽 내 설비를 합친 규모를 능가한다. 이 기간 중국에서 새로 지어진 프로판탈수소화(PDH) 공장 규모 역시 전 세계의 두 배를 넘어섰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새로 가동되는 PDH 공장도 최소 9개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공업용 원료인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줄었다. 석유화학 업계는 생산 공장의 가동률을 80~85%에서 올해 50% 수준까지 낮추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공급과잉 상태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비비안 정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아시아화학분석가는 “(중국 PDH 공장의) 신규 시설 대부분은 최근 3~5년에 지어졌다”며 “그들은 경기 침체기를 어떻게든 버티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 석유 업계가 재고 처리를 위해 해외로 물량을 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석유화학제품의 주요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올해 3월부터는 아예 수출국으로 전환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3~5월 폴리프로필렌 12만 톤을 순수출했다. 중국산 석유화학제품은 베트남·태국·인도·브라질·나이지리아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방은 중국의 과잉공급이 무역 불균형을 초래해 자국 기업들의 이익을 훼손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자동차를 대상으로 반(反)보조금 조사를 실시한 후 이달 4일부터 최고 38.1%의 추가 상계관세를 잠정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역시 앞서 중국산 전기차 등에 100%의 고율 관세를 매겼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플라스틱 과잉공급과 관련해 “석유화학 부문의 규모가 큰 한국 등과의 관계를 긴장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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