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선다. 최근 iNAV 오류, 배당금 논란, 과열된 보수 경쟁 등 ETF 시장 전반에서 불거진 문제들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업계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이 예고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1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타임폴리오 등 주요 운용사들에 ETF 운용 구조와 거래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제출 대상 자료에는 ▲합성 ETF의 스와프 담보 내역 ▲주식 대차거래 내역 ▲ETF 설정 및 환매 내역 ▲괴리율 공시 자료 등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10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주재한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의 후속 조치로, ETF 시장 내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파악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ETF 관련해 사고가 잇따르다 보니 감독당국 차원에서 현황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어 조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특히 합성 ETF의 스와프 담보 구조를 통해 투자자 보호 수준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스와프 거래에 있어 담보 자산이 적정하게 제공되고 있는지, 신용 리스크는 과도하지 않은지 등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 간의 설정 관행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운용사가 수탁고 확대를 위해 LP에게 무리한 ETF 설정을 요구하거나, 이를 거부할 경우 특정 ETF에서의 참여를 제한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최근 ETF 시장에서는 다양한 문제가 연이어 발생해왔다.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보수 인하 경쟁은 과열 양상을 띠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부 ETF 상품에서 배당금을 축소 지급해 논란을 빚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ETF 선물 매매와 관련해 약 1천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iNAV 산출 오류로 실제 ETF 가치보다 고평가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외형 확대를 위한 보수인하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운용의 기본인 펀드가격 산정에서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는 투자자의 신뢰를 근본부터 흔드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본연의 책무를 등한시하고 노이즈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운용사는 상품 운용과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청년일보=김두환 / 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