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2·3·4호기 폐로 준비 의혹”

2024-10-08

영구정지된 1호기 중수 더불어

전체 중수 저장 시설 신축 계획

한수원, 中에 중수 80t 판매도

박형수 “현 정부 정책에 반해

경위 파악하고 필요 시 감사를”

한국수력원자력이 2026년 11월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월성원자력발전소 2, 3, 4호기의 영구가동중지 및 해체를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형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의성·청송·영덕·울진)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수원 원전해체사업부는 지난해 8월 한수원 안전경영단장을 수신자로 하는 사내 공문에서 월성원전의 냉각수로 쓰이는 중수 전부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시설 신축 공문을 시달했다.

해당 공문에서 한수원 원전해체사업부는 월성 원전 1,2,3,4호기의 중수 2천t을 모두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인 중수 드럼 1만개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의 신축을 계획했다.

이미 영구정지된 월성1호기 뿐만 아니라 월성 2, 3, 4호기의 폐쇄까지 염두에 두고 중수 저장시설 설치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해당 시점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으로 내건 현 정부 출범 이후 1년이 더 지난 시점이라 충격적”이라며 “올해 6월28일에도 한수원은 한전기술과 중수저장시설 설계용역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서에도 역시 2천100t 용량의 중수저장 시설을 발주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앞서 지난해 6월 월성원전 사용 중수 80t을 42억원에 중국 친산원전에 판매한 바 있다.

전략물자인 중수에서는 수소폭탄 제조의 원료가 되는 삼중수소를 추출할 수 있고, 중수로 사용후 핵연료에서는 핵 원료인 플루토늄을 보다 쉽게 추출할 수 있어 국가 안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요한 전략물자인 중수지만 한수원은 지난 21년 중국 친산원전으로부터 이메일 한 줄로 매도 제안을 받은 후 2021년 10월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 1년 전인 2020년 10월에는 감사원이 월성1호기 폐쇄의 판단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는 결과를 발표했고, 한수원 정재훈 전 사장이 배임 혐의로 기소된 것이 2021년 6월이므로, 한수원이 월성1호기 재가동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월성1호기의 중수 80t을 빼내 42억원에 중국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짐작된다.

박 의원은 “한수원이 사실상 월성원전 전체를 폐로할 의도로 보인다. 더욱이 원전산업 생태계를 다시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현 정부 임기 동안 벌어진 일이므로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산업부는 한수원의 월성원전 폐로 시도에 대해 철저히 경위를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감사를 해야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이강석기자 leeti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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