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아픔 없이 한세상 열리겠는가?

2025-01-0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 한

- 이재금

소한 대한 지나면 입춘 오지

보리 뿌리 눈 비비는 봄이 오지

소한 추위 서슬 푸르게 매워야지

암, 그래야 오는 봄 우렁차지

어디 아픔 없이 한세상 열리겠는가? (아래 줄임)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셋째인 소한(小寒)으로 한겨울 추위 가운데 혹독하기로 소문난 날이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름과 달리 ‘大寒’보다는 오히려 ‘소한’이 더 춥다고들 말하는데 그러면 한해 가운데 소한 무렵이 가장 추운 때인지도 모른다. 이때 눈이 쌓인 들판은 세상이 모두 죽은 듯 보인다. 세상에 생명체란 생명체는 모두 죽은듯하다.

그런데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세기의 대표작 <세한도>에서 “날씨가 차가워진 후에야 송백의 푸름을 안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也)”라고 했다.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사람들은 더욱 따스함을 그리워하게 마련이다. <세한도>는 추사가 1844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로 제주도에서 5년째 유배 생활을 하던 무렵 청나라에서 귀한 책을 사다주는 등 유배된 스승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뒷바라지한 제자 이상적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서 그린 그림이다.

여기 이재금 시인은 시 <소한>에서 “소한 추위 서슬 푸르게 매워야지 / 암, 그래야 오는 봄 우렁차지 / 어디 아픔 없이 한세상 열리겠는가?”라고 노래한다. 매섭게 추워야 ‘소한 추위’ 답다면서 그런 다음에야 “오는 봄 우렁차고, 그런 아픔이 있은 다음에야 한세상은 온다.“라고 강조한다.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계엄령 사태로 잠 못 드는 나날을 보내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국민이여! 이렇게 큰 아픔을 견딘 다음에는 찬란한 대한민국이 다가오지 않겠는가? 희망을 잃지 않는 나날을, 나날을 만들어가자.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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