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와 앤디 머리. 1987년생 동갑내기로, 머리가 현역 시절일 때 치열하게 경쟁했던 사이였다.
그런데 이제는 적이 아닌 동료가 돼서 싸우게 됐다.
조코비치는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 강력한 라이벌 중 한 명이었던 머리를 코치로 선임했다”며 “이제 그와 네트 한 편에서 함께 일하게 됐다”고 전했다.
머리가 코치로 함께하는 기간은 내년 호주오픈 때까지다. 조코비치는 “머리와 호주에서 특별한 시간을 함께한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조코비치와 머리는 2000년대 중반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함께 남자 테니스의 ‘빅4’로 경쟁했던 사이다. 특히 페더러와 나달이 부상으로 주춤했던 2010년대 중반에는 수많은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다.
조코비치와 머리는 11살 때 처음 맞대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에는 머리가 승리했다. 성인 무대에서는 조코비치가 25승11패로 상대 전적에서 크게 앞섰다. 특히 머리는 호주오픈 결승에 5번이나 올랐음에도 모두 준우승에 그쳤는데, 그 중 4번을 조코비치에게 패했다. 메이저대회 결승 맞대결 전적은 5승2패로 조코비치가 우위를 점했는데, 머리는 2012년 US오픈 결승과 2013년 윔블던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었다.
머리는 올해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다. 머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조코비치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조코비치는 올해 3월 6년 동안 고란 이바니셰비치 코치와 결별했다. 그리고 올해는 파리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내 커리어 골든 슬램의 업적을 달성했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은 하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머리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그와의 이야기는 끝난 것 같았지만 마지막 장이 남았다”며 “나의 가장 힘들었던 상대 중 한 명을 우리 쪽 코너에서 함께 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