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부터 자체 공장에서 소시지 만들어 와
지난해 855만개 팔아···즉석식품 버전도 출시
경제매체 “식품 혁신에도 힘···동향 지켜볼 것”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소시지 판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부진한 자동차 판매와 달리 소시지는 성과도 내는 중이다.
30일 폭스바겐에 따르면 지난해 모두 855만개의 소시지가 팔려 폭스바겐 브랜드 차 판매량(520만대)을 훌쩍 뛰어넘었다. 아우디 등 다른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 판매량(903만대)에 근접한 규모다.
기세를 몰아 폭스바겐은 자체 브랜드를 단 즉석식품 버전의 소시지를 출시했다고 독일 현지 매체들이 최근 전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방식의 커리부르스트(독일식 소시지 요리의 일종)를 다음달부터 독일 북부 지역 슈퍼마켓에서 판매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폭스바겐 소시지 부문 책임자인 디트마어 슐츠는 “판매망이 북독일 지역을 넘어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1973년부터 자체 공장에서 소시지를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구내식당 공급용이었으나 본사가 있는 니더작센주를 중심으로 일부 슈퍼마켓에서도 팔기 시작했다. 하지만 즉석식품 소시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직접 굽거나 삶아 먹어야 했다.
폭스바겐이 생산하는 소시지에는 자동차 부품과 마찬가지로 ‘199 398 500 A’라는 부품번호가 붙어 있다.
경제매체 피난첸은 “자동차 산업이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폭스바겐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식품 혁신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자동차에 더해 소시지가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인상적인 판매 실적과 전국 확장계획을 감안할 때 시장이 소시지 부문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 후퇴 기조, 정책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BEV)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 전략을 일제히 수정하고 나섰다.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HEV) 및 내연기관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전기차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등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일본 도요타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기준 세계 2위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그룹도 예외가 아니다.
2023년부터 5년간 전기차에 1800억유로(280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에서 방향을 바꿔 내연기관에 600억유로(93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래는 전기차지만 과거는 끝나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경쟁업체들보다 미국 현지 생산 비율(24%)이 낮은 편이어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