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이 알뜰주유소에 대한 석유제품 공급 계약을 연장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제유가 변동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내수 점유율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은 각각 한국석유공사, 농협경제지주와 석유제품 구매 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SK에너지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각각 전국 한국석유공사 자영알뜰주유소와 한국도로공사 EX알뜰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같은 기간 농협 NH알뜰주유소 남부·중부권역의 석유제품을 공급 중이다.
양사는 기존 2년 계약 이외에 1년+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 옵션을 활용해 계약을 1년 연장, 내년 9월까지 각 알뜰주유소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추가 연장까지 진행하면 최대 2027년까지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의 알뜰주유소 계약 연장은 최소한의 수익성 방어를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요에 대한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고, 불안정한 중동 정세 등으로 국제유가 등락이 반복되는 변수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는 최저 입찰제로 진행되는 등 일반 주유소 공급에 비해 수익성이 적지만 전국 1200여곳에 안정적으로 많은 판매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알뜰주유소 공급자들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수출 수익성이 확보되는 상황이면 언제든지 알뜰주유소 공급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 연장은 안정적인 판매 물량 유지를 위한 것으로 상황이 달라지면 과거처럼 알뜰주유소 공급 선정이 유찰될 수도 있다”라며 “정책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만큼 정유사와 일반 주유소의 입장을 반영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