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직배송·공동구매로 가격 경쟁력 확보
소상공인과 협업 강화해 '상생' 이미지 구축
수수료 면제 정책·마케팅 지원으로 셀러 유입
한국 소비자 신뢰 얻기 위해 환불 정책 강화

알리익스프레스가 코로나 이후 치열해지는 국내 신선식품 시장에서 입지 확대를 위해 '신선을 알리다'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지 않고 소상공인과의 상생도 실천하면서 매출과 신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신선식품 품질 보장과 소상공인 상생을 목표로 '신선을 알리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국내산 1등급 한돈'을 최대 45%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며, 할인 지원금 1억원을 전적으로 부담해 소상공인의 가격 부담을 줄였다. 이 프로젝트는 초저가 중심이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품질 보장'과 '소상공인 상생'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기존 생활용품과 가공식품 외에도 과일, 채소, 수산물 등 신선식품까지 취급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선식품 시장에서는 중간 유통 과정이 많아 생산자가 이윤을 남기기 어렵고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산지 직배송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농가는 새로운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이 신선식품 구매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은 품질과 환불 정책이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한국에 현지 반품 센터를 운영하며, 상품이 파손되거나 결함이 있을 경우 무료 환불을 지원하고 있다"며 "주문한 상품 페이지에서 직접 환불 신청할 수 있으며, 택배가 파손됐을 경우 내부 검토 후 즉각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상품 전문 채널 '케이베뉴(K-Venue)'를 운영하며, 국내 셀러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3년 10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케이베뉴' 입점사에게 판매 수수료를 면제하는 정책을 시행했고, 현재도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 정책을 유지 중이다. 연간 판매액이 5억원 이하인 중소기업 판매자는 최대 1년 동안 50%의 수수료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2월 이후 신규 가입한 입점사는 입점일 기준 90일 동안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받는다.
이러한 파격적인 수수료 혜택은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판매 수수료가 곧 매출인 오픈마켓 사업에서 알리가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한국 셀러를 유치하려는 이유다. 이 외에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카테고리 매니저와의 1대1 컨설팅, '10초 매진 컷 타임딜', '트래픽 집중 브랜드 데이' 등 다양한 마케팅 패키지를 통해 입점사의 매출 증대를 지원하고 있다.
'케이베뉴' 내에서 매출 상위 TOP 50 셀러 중 중소상공인 셀러의 비중은 60% 이상이다.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상품 전용관 케이베뉴 셀러 판매액(GMV) 비율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기록했다.
실제로 케이베뉴에 입점해 성공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푸른(더쌀집)은 지난해 입점 후 4개월간 누적 약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푸른(더쌀집)은 1분기 대비 3분기에서 약 20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한성컴퓨터도 지난해 3월 입점 이후 8월까지 월간 매출이 2,529%나 성장했다. 이에 대해 한성컴퓨터는 "알리가 매달 진행하는 '1000억 페스타'를 적극 활용해 알리 단독 모델 운영했고, 고객 문의에 24시간 내 답변하는 적극적인 고객 응대 서비스가 매출 신장의 주된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리빙업체 '콘메이드 역시 '1000억 페스타'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며, 프로모션 참여 전 대비 일일 판매량이 50배를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신선식품 유통에서 공동구매 모델을 도입했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는 '3인 단위 공동구매' 방식을 도입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앱에서 다른 고객 2명을 초대하면 공동구매가 성사된다. 최소 단위가 20~100명 수준인 일반 공동구매보다 낮은 요건으로 참여할 수 있다. 목표 수량 달성 시 배송되며, 현재까지 미달 사례는 없었다.
이처럼 차별화된 공동구매 모델과 직배송 전략을 바탕으로 고객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는 2022년 3월 218만 명에서 2025년 1월 912만4,000명으로 늘었다. 3년새 약 4배 이상 몸집을 키운 것이다. 소비자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소상공인은 대량 판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공동구매 방식이 국내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쿠팡 로켓배송이나 마켓컬리 샛별배송은 즉시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공동구매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품질을 신뢰하고 재구매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며 "알리익스프레스가 초저가 중심 전략을 넘어 신선식품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