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는 것 같다며 법적 조언을 구하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A씨는 어머니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사연을 보냈다.
A씨에 따르면 어머니는 평생 건설 현장 식당을 운영하며 혼자 4남매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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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어릴 때 생각해 보면 가난해서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지만,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재개발됐고, 어머니가 투자를 잘하신 덕분에 갑자기 부자가 됐다"고 밝혔다.
A씨의 기억 속 어머니는 총명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떤 금융 상품이든 잘 기억하고 투자 결정도 스스로 내렸던 어머니는 언제부턴가 날짜를 착각하거나 시간을 잘 기억하지 못했으며 물건도 자주 잃어버렸다.
장남인 A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모셔야겠다고 생각했고, 현재 어머니의 뒤를 이어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큰누나는 "내가 어머니를 모시겠다"며 가족과 함께 어머니 집 근처로 이사했다.
이후 A씨는 큰누나가 어머니를 모시고 은행과 증권사를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씨는 "큰누나는 예전부터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어머니와 자주 다퉜고, 투자를 잘못해서 어머니에게 손해를 끼친 적도 있다"며 "어머니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누나가 혹시 어머니의 예금이나 주식을 빼돌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매를 앓고 계시는 어머니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유혜진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치매 어르신의 재산을 노리는 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유형의 범죄는 재산 상태나 비밀번호 등을 알 수 있는 자녀 및 간병인 등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큰누나가 어머니의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성년 후견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며 "노령이나 장애, 질병,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의사 결정이 어려운 성인의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 관리 등을 돕는 제도다. 가정법원 심판을 통해 개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경우 성년 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법원은 객관적인 자료로 피후견인인 A씨 어머니의 상태를 조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은 보통 장차 상속인이 될 가족에게 누가 후견인이 되는 게 적절한지 의견을 구하는데, A씨 어머니의 경우 가족에게 의견을 구하더라도 큰누나와 다른 형제들의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면 법원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지위에 있는 전문가 후견을 선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후견인 또한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되고, 후견 개시 이후에는 후견인을 포함해 그 누구도 어머니 재산을 함부로 쓰거나 처분할 수 없다"며 "A씨와 형제들은 성년 후견인 지정을 통해 어머니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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