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일교, 오거돈 후견인 통해 오거돈에 해저터널 로비 정황

2025-12-28

통일교가 서의택 전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을 통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한일 해저터널 로비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내부문건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서 전 이사장은 오 전 시장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로 오 전 시장의 정치적 후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서 전 이사장을 매개로 오 전 시장에게 접근한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의 전 부산지회장 박모씨를 2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정치인 로비 여부를 조사했다.

“오거돈 당선 직후 ‘한일 해저터널 간담회’”

28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2018년 특별보고에 따르면 통일교는 지난 2018년 8월 17일 오 전 시장과 한일 해저터널 추진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는 오 전 시장 당선(2018년 6월) 직후의 일이다. 당시 간담회에는 오 전 시장과 부산시 도로건설과 등 직원 10여명, 일본 국회의원 한명과 부산 일본총영사, 통일교 관계자 등이 참석해 약 45분간 이뤄졌다고 특별보고에 쓰여 있다.

특별보고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간담회에서 오 전 시장에게 그해 10월에 있을 ‘연안 지사 서밋’에 한일 (해저)터널 추진을 결의하고, 공동으로 연안 조사를 진행해 달라는 요청서를 (오 전 시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한일 (해저)터널을 더 깊게 연구해 실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고 한다.

특별보고에서 언급한 ‘연안 지사 서밋’이란 ‘한일해협연안 지사회의’로 추정된다. 해당 회의는 한일해협에 인접한 한국 지자체 4곳(부산광역시·전라남도·경상남도·제주특별자치도)과 일본 지자체 4곳(후쿠오카현·사가현·나가사키현·야마구치현)의 단체장들이 매년 모여 우호 협력을 논의하는 다자 협의체로 약 30년째 이어오고 있다. 2018년 11월 열린 한일해협연안 지사회의에서 한일 해저터널이 주요 의제로 채택되진 않았다. 하지만 특별보고 내용이 사실이라면 통일교가 상당히 구체적인 방식으로 오 전 시장 측에 한일 해저터널과 관련한 로비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거돈 후견인, 간담회 핵심 역할”

특히 이날 간담회는 2018년 부산시장 선거 당시 오 전 시장 선거 캠프에서 가덕도신공항 추진 특별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서 전 이사장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특별보고는 밝혔다. 특별보고에 따르면 서 전 이사장은 통일교가 세운 한일 해저터널 연구회 공동대표를 맡아 당시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경찰이 이날 소환한 통일교 핵심 간부 박씨는 당시 한일 해저터널 연구회 이사를 지내면서, 서 전 이사장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보고에는 “간담회는 한일 (해저)터널 연구회 공동회장 이모씨와 서의택 공동회장 2명의 중개로 실현됐다”면서 “특히 서 공동회장은 오 시장 선거 대책 실질 책임자를 했고, 입후보도 서씨가 직접 설득했다고 하는 만큼 오 시장의 후견인 입장에 서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이 있다. 또 “(서 전 이사장은) 오 씨가 새로운 시장으로서 한일 (해저)터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길 바라면서 시장으로 세운 인물”이라면서 “한일 (해저)터널 활동에 큰 힘이 될 분”이라고 적혔다. 실제 서 전 이사장은 오 전 시장이 야인시절이었던 지난 2016년에 오 전 시장을 동명대 총장으로 앉히면서 지원했다.

서 전 이사장은 통화가 닿지 않았고, 통일교 간담회 주선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의 문자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고등 6년 후배, 文에게도 한일 해저터널 설명”

특별보고에서는 통일교가 한일 해저터널 추진을 위해 오 전 시장 측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부산 지역 정치인들을 접촉하고 관리한 흔적이 나온다. 특별보고에 따르면 통일교는 2018년 1월 26일에 당시 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던 오 전 시장을 비롯해 백종헌 국민의힘 국회의원(당시 부산시의회 의장)과 만나 “평화 고속도로 실현을 위해 결의를 다졌다”고 했다.

또 특별보고는 당시 한일해저터널 연구회 공동회장 이씨가 고등학교 6년 후배인 문재인 전 대통령을 후보 때 만나서 “1시간에 걸쳐 한일 (해저)터널과 베링해협 터널 건설에 관해 설명했고,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번 8월 15일 경축사 때 6개국 철도 연결을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해저터널 부산 지역 로비 의혹 조사

경찰이 서 전 이사장과 접점이 있던 박씨를 소환한 것은 오 전 시장을 비롯해 당시 부산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통일교 한일 해저터널 로비 의혹을 전반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일교 정치인 금품수수 의혹에 연루된 전재수(전 해양수산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당시 오 전 시장 선거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특히 경찰은 박씨가 통일교의 전 의원 측 금품 전달 과정에도 개입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전 의원 측은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서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통일교 2인자로 불리는 정원주 전 한학자 총재의 비서실장을 재소환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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