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스타벅스가 양재역 신분당선 역사 내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 출점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선보인 강남역신분당역사점에 이은 두 번째 지하철역 매장이다. 스타벅스는 ‘문화와 공간’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는 만큼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 출점에 보수적 태도를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양재역신분당역사점 출점을 두고, 스타벅스의 출점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뒤따른다.
#양재역 신분당선 통로에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
스타벅스가 양재역 신분당선 지하 통로에 양재역신분당역사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3호선 양재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지하 연결 통로에 문을 여는 양재역신분당역사점은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으로 운영된다. 매장에 테이블은 없고 테이크아웃 주문만 가능한 형태다. 스타벅스 양재역신분당역사점은 이달 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스타벅스가 지하철역에 매장을 출점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2년 스타벅스는 첫 번째 지하철역 매장인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을 선보였다.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은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인 데다 지하철역 내부에 생긴 첫 매장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스타벅스는 기존에도 야구장이나 병원, 공항 등 특수상권에서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일반상권에 테이블 없는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선보인 것은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이 처음이었다.
강남역신분당역사점 이후 비슷한 형태의 점포가 추가 출점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스타벅스 측은 추가 출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을 출점했지만, 스타벅스의 경영철학이 ‘커피가 아닌 문화와 공간을 판다’는 데 있는 만큼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은 아니라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강남역신분당역사점 출점 후 2년 만에 스타벅스가 또다시 지하철역 내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선보이자 출점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양재역 매장은 역사 내 형성된 몰 상권에 위치해 있다. 출퇴근 시간 바쁘게 이동하는 고객의 편의를 위한 고객 맞춤형 매장으로 준비 중”이라며 “전 세계 스타벅스에서 일반적인 형태로 운영하는 매장 중 하나로, 국내에서도 상권과 이용 고객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매장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익성 개선 위해 운영방식·출점전략 바꾸나
스타벅스는 최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올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음료 가격을 인상했고, ‘고객 혜택 재조정’이라는 이유로 할인이나 쿠폰 제공 등의 서비스도 대폭 축소했다. 지난 4월부터는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2021년부터 스타벅스 앱을 통한 자체 배달 서비스를 진행했으나, 배달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올해 배달의민족과 손을 잡고 배달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지난 10월에는 구독제 ‘버디패스’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12월부터 본격 서비스를 도입했다. 버디패스는 한 달 구독료 7900원을 내면 오후 2시 이후 제조 음료 구매 시 30%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단골 고객 사이에서 버디패스에 대한 반응이 좋다. 오전 시간대 방문했던 고객이 오후에 재방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고수했던 글로벌 원칙과 상반되는 행보를 보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말부터 매장 내 진동벨 도입을 확대 중이다. 스타벅스는 고객과 파트너의 유대감을 높인다는 글로벌 지침에 따라 콜링 시스템(음료 제공 시 점원이 고객을 직접 부르는 서비스)을 고수해왔다. 업계에서는 진동벨 도입을 원하는 고객이 많았던 만큼, 고객 편의성을 높여 매출 확대를 꾀하려는 전략일 것으로 풀이한다. 최근에는 인건비 감축을 위해 매장 내 키오스크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키오스크 도입은 현재 검토 중이나 확정된 부분은 없다”며 “진동벨 도입은 고객 맞춤형 매장으로 운영한다는 취지다. 스타벅스의 감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연 매출 3조 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 28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 1485억 원)보다 6.2% 늘었다. 지난해에 2조 929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만큼 올해는 3조 원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반면 매출 성장세에 비해 수익성 개선은 더디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2년부터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 2022년 영업이익은 1224억 원으로 2021년(2393억 원)의 절반가량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1398억 원으로 전년보다 14.22% 증가했지만, 2021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도 수익성 개선을 염두에 둔 출점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익성 측면에서 소규모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요즘은 소규모로 많은 장소에 출점해 고객을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대형 점포보다는 지하철역 등 다양한 상권에 출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매장 오픈 전략의 중점을 ‘고객 맞춤형’에 두고 있다. 스페셜 매장을 확대하면서 고객을 위한 맞춤형 매장을 기획 중이다. 최근 칵테일 음료 판매 매장을 확대한 것도 이와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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