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빅컷에 국내도 유동성 확대 기대감···건설업계에도 볕드나

2024-09-26

건설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정부의 구조조정으로 부실 PF가 상당히 정리된 데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이 0.5%포인트(P)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아직 낙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26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2조1000억원으로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업계에선 정부의 PF구조조정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나 나온다. 부실PF로 평가되는 고정이하여신은 저축은행 사태의 2배 수준인 24조3000억원으로 여전히 높지만 연체율이 0.5~8.5%로 높지 않다. 저축은행 사태가 터졌던 2011년 9월 말 연체율은 29.1%에 달했었다.

실제로 상당수 건설사들은 보유한 토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버티기'를 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업계 부실사업장을 정상화하고 유동성을 확보해주기 위해 추진한 보유토지매입도 신청건수가 6건, 535억원 규모에 그쳤다. LH가 당초 목표했던 3조원의 1.78%에 불과한 금액이다.

다만 아직 지방에선 사업비 회수를 할 수 있을 만큼 부동산 시장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전체 미분양의 80.2%(5만7833가구)가 지방에 몰려있어 시장에서 소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량이 남아돌다보니 토지매입비와 사업비를 회수할 만큼 분양가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

업계관계자들은 건설사들이 어려운 상황에도 버티기를 이어가는 것은 미국이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추는 '빅컷' 단행한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행과 국내 금융권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낮추면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것. 금융부담 감소로 유동성이 커지면 부동산 가격도 올라 사업성도 개선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년까지 추가로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소비자신뢰지수가 여전히 감소하고 있어서다. 만약 금리가 더 내려가고, 대선정국에 접어들며 관망세에 접어들었던 투자자들이 대선 후 움직이기 시작하면 글로벌 유동성은 더 확대될 수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국내 PF시장의 흐름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2금융권의 부실화된 PF사업장 중에선 금리가 높아 본PF로 전환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많다. 금리가 낮아져 부담이 줄어들면 본PF로 전환하고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다만 아직까지 낙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적자규모가 여전히 크고 지방건설사들의 부실문제도 남아있어서다. 정부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자기자본 비율 상향 조정 방안 도입을 검토하는 등 부동산 쏠림방지책을 고민 중이다. 금융권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조이기'에 들어가면서 부동산 시장에 자금유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업계관계자는 "건설업계가 활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금융부담 경감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사업성 개선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유동성에도 변화가 있겠지만 지방의 건설사업장과 건설사까지 영향을 받기엔 제한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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