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버지’ 노벨상 받을까…족집게가 찍었다

2024-09-19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사진)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노벨상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딥마인드의 단백질 분석 모델이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의 핵심 기술이자 제약업계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으면서다. ★본지 9월 9일자 12면 참조

글로벌 학술정보 분석업체 클래리베이트는 19일(현지 시간) 허사비스 CEO가 포함된 ‘2024년 피인용 우수 연구자(2024 Citation Laureates)’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피인용 횟수 상위 0.01%의 논문을 쓴 연구자들이 매년 선정된다. 공식적인 수상자 후보명단이 없는 노벨상의 ‘사실상 유력후보’ 명단으로 평가된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정된 피인용 우수 연구자 중 75명이 실제로 노벨상을 받았으며 이에 적중률은 17% 안팎으로 알려져있다.

화학 분야에서 선정된 허사비스 CEO와 존 점퍼 딥마인드 수석연구원은 단백질 구조와 기능을 예측하고 설계하는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들은 2016년 이세돌 9단을 이긴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해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데 이어 최근에는 단백질 분석 AI ‘알파폴드’를 고도화하는 중이다. 5월 최신 모델인 ‘알파폴드3’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초 단백질 설계까지 가능한 ‘알파프로티오’까지 공개하며 AI 신약 개발 시장에서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 허사비스 CEO는 5월 “수년 내 AI가 처음 설계한 약이 환자에게 투여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AI 신약 개발은 AI 스스로 신약 물질을 찾아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올 초 일라이릴리와 노바티스가 구글의 신약 개발 계열사 아이소모픽랩스와 각각 최대 17억 달러(2조 3000억 원)와 12억 달러(1조 6000억 원)의 신약 개발 협력계약을 맺는 등 빅테크와 빅파마가 업종을 불문하고 뛰어든 분야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LG 등 대기업 투자를 받았으며 최근 LG화학과 손잡은 스타트업 갤럭스가 대표 주자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시장은 지난해 2조 3000억 원에서 2030년 28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는 몸속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고 이를 기존의 방대한 신약 후보군과 빠르게 대조해 신약으로 쓰기에 최적인 물질을 추려준다. 알파프로티오는 더 나아가 문제의 단백질과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최적이 물질 구조를 직접 설계해준다. 단백질은 분자 구조에 따라 생체 조직의 성장과 유지, 호르몬 분비나 억제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다. 문제가 생긴 단백질과 결합해 문제를 없애주는 약물을 찾는 게 신약 개발의 핵심이다.

허사비스 CEO는 클래리베이트에 “알파폴드는 효소 설계부터 약물 발굴까지 200만 명 이상의 연구자 작업에 사용됐다”며 “AI는 질병을 치료하고 개인 맞춤 의료를 제공하는 역대 가장 유익한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를 포함해 22명의 연구자가 올해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뽑혔다. 경제학자를 제외하면 과학자는 19명이다. 양자컴퓨터용 알고리즘을 만든 피터 쇼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명단에 포함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다음달 7일 생리의학상,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순으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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