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 10㎿ 해상풍력발전기 개발 눈앞…100조 시장 품는다

2025-04-01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국내 최대 규모인 10㎿급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을 목전에 뒀다. 대용량 해상풍력발전기 불모지였던 한국 기업이 해외 기업과 기술 격차를 줄여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두산(000150)에너빌리티는 연내 상용화를 마쳐 국내에서만 100조 원 규모로 형성될 해상풍력 발전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2월부터 전남 영광에서 10㎿ 해상풍력발전기 실증 작업을 진행했다. 회사측은 8월까지 실증을 마치고 국제인증을 확보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10㎿ 해상풍력발전기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제품 중 용량이 가장 크다. 해상풍력발전기는 크게 3.3·5.5·8·10·14㎿로 나뉘는데 10㎿부터 대용량으로 구분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독자기술로 출시된 해상풍력발전기 중 용량이 가장 큰 것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한 8㎿ 제품이다.

8㎿ 모델을 개량한 10㎿ 제품은 높이 230m, 블레이드 회전 직경 205m다. 블레이드 직경만 아파트 75층 수준의 크기인 셈이다.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직경이 길어지면 바람을 받을 수 있는 면적이 늘어나 전력 생산량이 증가한다. 우리나라는 풍속이 낮은 지역이 많아 대용량 발전기는 효율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상풍력발전기는 터빈 용량이 높을수록 터빈 1기당 전력 생산량이 늘어나는 반면 유지보수 비용은 크게 감소한다”며 “특히 효율이 중요한 저풍속 지역에서는 발전기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풍력발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육성하는 4대 성장사업 중 하나인 신재생에너지 분야 대표 사업이다. 2005년 풍력발전기 개발을 시작해 외국 기업에 의존해 온 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풍력 발전기 공급 실적을 보유한 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지금까지 두산은 제주 탐라 해상풍력단지 등에 97기의 발전기를 공급했다. 총 공급용량은 339.5㎿ 수준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국내에서만 100조 원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14.3GW 규모의 해상풍력 설비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도입된 풍력단지는 해상 기준 0.1GW에 불과하다. 육상 풍력을 합쳐도 1.6GW로 2GW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5년간 14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추가 조성돼야 하는 데 1GW 단지 건설에 최대 7조 원이 필요해 정부 계획대로 해상풍력 설비를 갖추려면 100조 원가량의 투자가 필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0㎿급 발전기를 8㎿ 제품과 함께 판매해 프로젝트별 특성에 맞게 적절한 기종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8㎿ 기종과 플랫폼·부품 호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0㎿ 해상풍력 발전기 상용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용량 발전기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14㎿ 이상 발전기 개발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지난달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1위 풍력기업인 지멘스가메사와 손잡고 창원에 14㎿ 풍력발전기 공장을 함께 건설하기로 했다. 지멘스가메사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상풍력 발전기의 조립 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기술 이전과 인력 지원, 교육 훈련을 제공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0㎿를 독자 기술로 개발하는 동시에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국산화하는 작업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해상풍력 등 발전 공기업 4개사 및 5개 중소기업과 국책 과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10㎿급 풍력 발전기 기술 개발에 협력해 내년까지 부품 국산화율을 70%까지 확대하고 2027년 이후에는 해상풍력 공공 단지와 연계해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5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부품 신뢰성 시험과 자동화 장비 개발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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