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리그 최고 투수에 KO승, 이제 김도영의 ‘도장 깨기’는 ‘최고 158㎞+ERA 1.38’ 센트럴리그 최고 투수로 향한다

2024-11-14

올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PL) 최고의 에이스를 KO시켰다. ‘숙적’ 일본과 경기를 앞두고 김도영(KIA)의 방망이가 완벽히 예열을 마쳤다. 이제 김도영이 상대해야하는 투수는, 올해 센트럴리그(CL) 최고의 에이스다.

일본은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한국과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024 조별리그 B조 3차전 선발로 우완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건스)가 나선다.

다카하시와 한국의 만남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일본 대표팀에 뽑혔던 다카하시는 한국전에서 13-4로 크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카하시는 이번 시즌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143.2이닝을 던지며 12승4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센트럴리그는 물론, 퍼시픽리그를 모두 합쳐 평균자책점 통합 1위였다. 명실상부한 센트럴리그 최고 투수다.

다카하시의 주무기는 강력한 패스트볼이다. 올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2.3㎞였는데, 최고 158㎞까지 던진다. 여기에 평균 143.2㎞가 나오는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사용하며, 커터와 커브도 즐겨 구사한다. 과거에는 슬라이더도 조금씩 던졌으나, 이번 시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구위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 피홈런은 딱 1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9월10일 야쿠르트 스왈로즈전에서 무라카미 무네타카에게 맞은 솔로홈런이 그것이다.

다카하시는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투구폼 조정을 시도했다가 여의치 않자 다시 원래 폼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밸런스와 제구력이 흐트러졌고, 시범경기에서도 좀처럼 잡히질 않자 개막 로테이션에서 빠져 2군에서 투구폼 조정에 들어갔다.

약 한 달간의 조정을 거쳐 다시 1군으로 돌아온 다카하시는 첫 등판이었던 4월28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전(7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8월13일 야쿠르트 스왈로즈전(6이닝 2실점)까지 1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 기간 6연승을 포함 10승(1패)을 따냈고, 평균자책점 0.68로 센트럴리그 타자들을 초토화시켰다. 다만 이후 6경기에서는 2승(3패)을 추가하는데 그쳤고, 평균자책점도 3.35로 치솟았다.

김도영은 14일 열린 쿠바전에서 이번 시즌 퍼시픽리그 최고 투수였던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2회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결국 이 홈런의 충격을 이기지 못한 모이넬로는 2회말을 끝으로 강판됐다.

다카하시는 모든 면에서 모이넬로보다 더 어려운 상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하나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는 극심한 투고타저현상을 보였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를 기준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만 6명이 나왔고, 그 중 5명이 센트럴리그에 몰렸다. 다카하시를 비롯해 스가노 토모유키(요미우리·1.67), 사이키 히로토(한신·1.83), 오세라 다이치(히로시마·1.86), 토고 쇼세이(요미우리·1.95)가 그들이었다. 올해 센트럴리그의 평균자책점은 2.89, 퍼시픽리그는 3.04였다.

마운드의 높이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은 것과는 달리, 타자들의 성적은 바닥을 쳤다. 올해 센트럴리그의 팀타율은 0.245, 퍼시픽리그는 0.241이었다. 특히 홈런 숫자가 2023년에는 센트럴리그가 643개, 퍼시픽리그가 607개였던 것이 올해는 센트럴리그가 472개, 퍼시픽리그가 503개로 급감했다. 타고투저 현상에 대해 공인구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없다. 중요한 사실은 올해 일본 투수들이 거둔 눈부신 성적을 단순히 숫자만 보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카하시가 최고 158㎞의 패스트볼을 뿌린다고는 하지만, 사사키 로키처럼 계속해서 150㎞ 후반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평균 구속이 150㎞ 초반에 머무르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김도영은 쿠바전에서 상대 에이스를 자신의 힘으로 초반에 무너뜨려 한국에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일본전에서도 다카하시를 초반에 두들길 수 있다면 ‘최강’이라 불리는 일본을 잡을 수 있다. 김도영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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