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사상 첫 50-50 클럽 및 월드시리즈 우승
이정후와 김하성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부상 암초
2024시즌 미국 메이저리그가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로 시작해 오타니 쇼헤이로 끝났다.
지난해 LA 에인절스와의 계약이 만료되고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를 모셔가기 위해 영입 전쟁이 펼쳐졌고 승자는 LA 다저스였다. 액수는 10년간 7억 달러라는 전 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이었다.
오타니의 이적은 국내에도 메이저리그 열풍을 몰고 오기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시즌 공식 개막전 장소로 서울을 찜했고,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맞대결을 편성했다. 그렇게 오타니는 ‘7억 달러 사나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이적 후 첫 공식 경기를 국내 팬들 앞에서 펼쳤다.
미국으로 돌아간 오타니는 부상을 우려해 타자만 집중하기로 했고, 지명타자로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54홈런 130타점 59도루라는 믿기지 않은 성적을 찍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최초로 50홈런-50도루의 지평을 열었고 그가 대기록에 근접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미국과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크게 조명을 받았다.
결국 오타니는 시즌 후 발표된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1위표 30장을 모두 휩쓰는 만장일치 수상자로 선정됐다.
다저스도 쾌재를 부르기 충분했다. MVP 오타니를 앞세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꿰찬 다저스는 내친김에 월드시리즈까지 진출, 뉴욕 양키스를 꺾고 구단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수입도 짭짤했다.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매체 스포티코는 다저스가 올 시즌 선수 연봉 및 사치세 납부액을 빼고 3억 800만 달러(약 4296억 6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기업들의 후원과 광고가 잇따랐는데 다저스의 스폰서십 수입은 지난해보다 무려 7500만 달러(약 1000억원)가 증가했다. 홈 관중 역시 구단 최다였던 2019년(397만 4309명) 다음 가는 394만 1251명(경기당 4만 8540명)이 찾아 흥행 또한 만점이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웃지 못했다.
먼저 포스팅을 거쳐 샌프란시스코와 6년간 1억 13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부여 받았으나 부상 암초에 걸렸다.
이정후는 고작 37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62 2홈런 8타점의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부상이 치명적이었다. 수비 도중 어깨 부상을 입은 이정후는 그대로 시즌 아웃이 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계약 규모로 봤을 때 팀 내 최고액 선수였기에 이른 이탈로 날 선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골드글러브를 수상해 주가를 크게 높인 샌디에이고 김하성 역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후반기부터 부상 조짐이 있었던 김하성은 결국 어깨 부상으로 인해 시즌 막판인 9월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재활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시즌 초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즌 기록은 121경기 출장,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 22도루. 무엇보다 김하성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성적과 부상, 모두 아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지난 4년간 보여준 수비 능력치가 워낙 출중하기에 그의 영입을 바라는 팀들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기대했던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