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코드의 수혈…스포츠 예능, 더욱 넓어진다

2025-10-27

일요일 오후 9시. 안방극장 예능의 판도는 오랜 시간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갖고 가고 있었다. 2016년 첫 방송 이후 10년 동안 이 시간대를 장악한 ‘미우새’의 위력은 때로는 KBS2 주말극의 시청률 아성을 무너뜨릴 정도로 강했다.

하지만 최근 그 ‘골리앗’의 명성에 용감하게 도전 중인 프로그램이 생겼다. MBC에서 새롭게 편성한 스포츠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이다. 지난달 28일 첫 방송한 프로그램은 첫 주 시청률이 닐슨 코리아(이하 동일업체) 조사치로 전국 가구기준 2.2%를 기록했다가, 추석 연휴에도 떨어지지 않으면서 지금은 4%대로 올라갔다.

지난 26일 기록은 전국 기준 4.1%로, 8.9%를 기록한 ‘미우새’의 절반 수준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동 시간대 예능도 해내지 못했던 성과였다. 은퇴 선수, 미지명 선수, 방출 선수 등 ‘언더독(Under Dog)’들로만 구성된 ‘필승 원더독스’는 전주 근영여고, IBK기업은행, 일본 슈지츠고, 광주여대 등과 연이어 결전을 벌였다.

속도감 있는 배구의 재미를 그대로 살리는 편집에, 웬만하면 예능적인 구성은 넣지 않은 스포츠 본연의 재미를 살리려는 구성이 더해졌다. 여기에 아예 스포츠로만 가면 중계와 큰 차이가 없기에 세븐틴의 승관이 매니저로 참여해 선수들 그리고 김연경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최근 스포츠 예능은 단순히 인기 프로종목에만 그치지 않는다. 야구와 축구 등 프로리그와 국가대항전에서 인기를 끄는 종목 말고도, 앞서 밝힌 배구 그리고 농구, 복싱에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예능적인, 인위적인 구성을 배제하고 종목 본연의 박진감을 배가하는데 신경쓰고 있다.

배구에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있다면, 농구에는 ‘공룡센터’ 서장훈이 있다. 이미 ‘골 때리는 그녀들’을 통해 스포츠 예능에서 재미를 본 SBS는 다음 달 29일부터 농구 예능 ‘열혈농구단’을 편성한다. 프로농구 통산 최다득점에 빛나는 서장훈이 감독을 맡고, 전태풍이 코치로 앉았다. 여기에 샤이니 민호, 박은석, 손태진, 오승훈, 정진운, 문수인 등 농구에 진심인 연예인들이 팀원이 됐다.

다음 달 21일 tvN에서는 복싱 예능 ‘아이 엠 복서’가 방송된다. 할리우드에도 진출하는 등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떠오른 마동석을 필두로, 30년 경력 복싱 체육관 관장이었던 그가 한국 복싱의 부활을 위해 직접 설계한 복싱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그의 뒤를 운동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가수 겸 방송인 김종국, 방송인 덱스가 받친다.

‘신인감독 김연경’ ‘열혈농구단’ ‘아이 엠 복서’ 등 스포츠 예능의 번성은 앞서 방송된 스포츠 예능들의 방향성 전환이 큰 계기가 됐다. 2020년 들어 JTBC가 제작한 ‘최강야구’는 그동안 야구를 예능의 영역에 놓고 연예인들의 도전기나, 이벤트 경기 정도의 긴장감을 보였던 그동안의 작품을 넘어 진짜 은퇴선수들의 혼신을 다한 야구를 선보였다.

결국 ‘최강야구’는 큰 인기를 얻었고, 기존 야구팬도 흡수하며 거대한 팬덤을 만들었다. 이후 ‘불꽃야구’와 ‘최강야구’로 분화되긴 했지만, 이 역시도 인기가 원인이었다. 축구 역시 JTBC ‘뭉쳐야 찬다’ 시리즈,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남녀 부문의 맹주로 자리하고 있다.

새로 만드는 예능들은 축구와 야구를 제외한 종목에서도 진정성을 더욱 가미해 스포츠 본연의 재미를 살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신인감독 김연경’의 선전은 이러한 기조가 대중에 잘 맞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포츠 예능의 분화가 배구에 이어 농구, 복싱에 이르기까지 확장할지 하반기 예능가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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