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복지, 사회주의로 보는 건 오해...누구나 최저 혜택 받게 하자는 것"

2025-03-18

조국혁신당, 복지국가 주제 정책 세미나 개최

김윤태 교수 "복지는 평등한 기회 제공, 증세 불가피"

조국혁신당은 14일 '우리가 살고 싶은 진정한 복지국가'를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여성, 청년, 장애인, 소상공인 등 우리가 꿈꾸는 복지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였다.

조국혁신당 복지국가특별위원회가 주관하고 당 여성위원회, 청년위원회, 장애인위원회, 소상공인위원회, 복지국가특별위원회, 문회예술특별위원회,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회, 교육개혁특별위원회, 지방소멸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주최했다.

복지국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백선희 의원은 "조국혁신당에서는 우리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진정한 복지국가로 나아가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정책 전문가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상황을 볼 때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세미나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특강은 영국 '베버리지 보고서'를 번역,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가 맡았다. 베버리지 보고서는 윌리엄 베버리지가 사회보장 제도 확대를 위해 작성한 보고서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영국이 가야 할 복지국가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식 명칭은 사회보험과 관련 서비스(Social Insurance and Allied Services)다.

김윤태 교수는 "베버리지 보고서는 보편주의 국가의 원형으로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복지국가로의 길을 열었으며, 수 세대에 걸쳐 사회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며 "그 후 80년이 넘게 베버리지는 '복지국가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버리지는 보고서는 무지, 불결, 질병, 나태, 궁핍을 다섯 가지 악으로 규정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궁핍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는데, 물질적 궁핍이 다른 네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국가가 사회보험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이에 대항해야 하며, 불가능할 경우에는 공공부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복지는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도 혜택을 준다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보편적 복지는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 아니다. 동등한 기회를 준다는 의미"라며 "보편적 복지국가를 사회주의나 평등주의로 보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등주의는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지만, 보편주의 원칙은 기회의 평등에 가깝다"며 "모든 시민들이 사회보험 등 국민의 최저 혜택을 누릴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복지 혜택은 기여금을 낸 사람만 받을 수 있다. 돈을 내지 않은 사람은 혜택을 받을 수 없게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실업자나 장애를 가진 사람 등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들도 있다. 이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 중단과 상실로 인해 발생하는 궁핍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득의 재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노벨 경제학상을 줘야 한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복지국가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임금 보장, 보편주의 원칙에 따른 국민보험, 보편적 보건서비스, 아동수당 등 기본적 가치와 목표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가장의 노동 성과에 기초하는 임금 체계 만으로는 규모가 다른 가정들의 최저 수준을 보장할 수 없고,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동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며 "의료비가 생활비를 잠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괄적인 보건 서비스가 필요하다. 소득보장과 함께 고용이 유지돼야 행복이 달성된다"고 짚었다.

이어 "탈산업화, 근로빈곤, 가족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한 새로운 사회적 위험의 시대에 대응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무조건적인 기본임금 제공은 옳지 않다"면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정부가 지원을 하되, 공공기관 등에서 봉사하는 식의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개인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과 직업훈련, 아동 돌봄 제공과 여성 친화적 사회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강에 이어 김승수 똑똑도서관 관장은 '우리가 살고 싶은 진정한 복지국가'에 대해 토의했다. 자리에 모인 이들은 지속가능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효과적, 실험적, 창의적 국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백선희 의원은 "복지는 정치적 합의"라며 "진정한 복지 이루기 위해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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