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18거래일 연속 순매수
국내주식 비중 높여 상승 일조
외국인 삼성전자 순매도는 부담
연초 연기금이 연일 순매수 규모를 늘리며 지난해와 다른 국내 증권시장의 반등 흐름에 일등 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내려온 대형주 위주로 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는 외국인과 연기금 모두의 선택을 받은 반면 시총 1위인 삼성전자를 두고는 선택이 엇갈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1778억원을 순매수했다. 연초 대비 누계로 하면 순매수금액은 1조7711억원으로 주요 투자자 중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연기금은 코스피에서만 지난달 27일부터 18거래일 연속으로, 코스닥에서도 9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단연 눈에 띈다. 연기금의 삼성전자 순매수금액은 총 3631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2일부터 23일까지 총 16거래일 중 14일 동안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총 순매수 규모의 5분의 1 이상을 삼성전자에 집중하며 삼성전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외국인이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총 9354억원 순매도한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해에도 하반기에만 삼성전자를 18조 이상 순매도한 데 이어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연기금과 외국인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선택이 일치했다.
연기금은 SK하이닉스를 총 2325억원 순매수하며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총 1조7584억원 순매수하며 압도적으로 많이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금이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틈타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면서 증시 회복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종목을 보면 3위가 LG에너지솔루션, 4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5위와 6위가 SK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비엠으로 최근 기대감이 많이 낮아진 2차전지 종목에도 고르게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10월 말 기준 12.3%인 국내주식 비중을 올해 14.9%까지 높이겠다고 제시한 만큼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의 코스피 시총 비중이 16%로 가장 높아 연기금의 매수세가 이어지더라도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면 상승세에 제한이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