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의 불똥이 예비 간호사들에게도 튀었다. 전공의 무더기 이탈로 환자가 줄어들고 종합병원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공식 임용을 회피하는 때문이다. 정년 퇴임 등 자연감소 인원에 대해서도 TO 감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2023년도 간호사 채용시험에서 450명을 합격시키고 284명을 임용했다. 그러나 중도포기자를 제외한 나머지 107명은 아직껏 자리가 없다. 2024년도에도 220명이 선발돼 있다. 조선대병원에도 155명이 공개 시험을 통과해 1년째 대기하고 있다. 두 병원은 올해는 채용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 그동안 대학병원 내 간호직렬은 필요 인원이 많고 이직률이 높아 매년 수백명을 선발해왔다. 현원보다 많이 뽑아놓고 인력 공백이 발생할 때마다 순번대로 발령내는 식이었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예비 간호사의 기약없는 기다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어렵다는 취직에 성공했지만 직장 출근이 막혀있다. 여기에 전남대·조선대병원이 최근 보건복지부의 ‘중환자 중심 전환 사업’에 선정돼 일반 입원실 병상, 경증 외래 진료 축소 등을 추진하면서 신규 임용은 더욱더 ‘좁은 문’이 됐다.
두 병원은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에 구조 전환까지 더해 간호사가 오히려 남아도는 현실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채용시험에 합격했음에도 1년 넘도록 방치되는 예비 간호사들을 구제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뽑아놓은 간호사마저 순차적으로 발령이 되지 않으면서 간호대 학생들도 졸업을 미루고 휴학을 고려하는 등 연쇄 파급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경영난에 빠진 병원들이 임용을 잠정 포기했다. 예비 간호사들은 우리는 죄가 없다며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기 간호사 문제 뿐 아니라 현장 간호사 무급 휴가, 신규 간호사 채용 중단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간호계가 의정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장기간의 의료공백 사태에 환자와 국민들의 불안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복합갈등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늦기 전에출구 전략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