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울릉도 국제마라톤대회
세계 유일 섬 전체 도는 코스
올해부터 국제대회로 격상돼
외국 국적 이색 마라토너 눈길
정희택 사장 “성원 깊은 감사”
전날 리틀엔젤스 공연 호응도
남녀 우승자에 안은태·한지현
“울릉도 에메랄드 빛 바다를 끼고 기암괴석 등 해안 절경을 보면서 일주도로를 달리며 마라톤을 즐길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장소가 바로 울릉도입니다.”
새벽빛이 뱃고동 소리를 뚫고 도착한 15일 오전 5시.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울릉문화예술체험관. ‘제20회 독도 지키기 울릉도 국제 마라톤대회’ 참가를 위해 코트디부아르, 보츠나와, 도미니카, 대만 등의 국적을 가진 외국 선수를 비롯한 국내외 마라토너 860여명은 본 레이스에 앞서 삼삼오오 모여 몸풀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올해 대회는 종전 국내 대회를 넘어 국제 마라톤 대회로 승격된 만큼 외국 국적의 이색 인종 마라토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울릉도 국제 마라톤대회는 세계일보가 주최하고 경북도와 울릉군, 울릉로터리클럽이 주관하는 대회로 올해 20회를 맞이한 만큼 국내 주요 마라톤 대회로 자림매김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광복 80주년,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은 해로 이번 대회 개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릉군에 속한 우리나라 최동단이자 민족의 섬 독도가 한국의 고유 영토임을 알리는 유일한 마라톤대회이기도 하다. 올해 대회 참가자는 전년보다 100여명 더 느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대회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오전 6시 남한권 울릉군수의 출발을 알리는 ‘탕~’ 소리와 함께 징이 울리자 참가자들은 “울릉도, 독도 파이팅!”을 힘차게 외치며 본격 레이스에 들어갔다.
올해 대회는 4개 코스로 구성됐다. 울릉도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도는 풀코스(42.195㎞)와 하프(21.0975㎞), 10㎞, 5㎞이다.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은 이재호 대외협력국장이 대독한 대회사를 통해 “세계일보는 나라사랑 정신과 독도수호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2005년부터 시작한 ‘울릉도 국제 마라톤 대회’가 독자 여러분의 성원속에 어느덧 20회를 맞이했다”며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알리고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울릉도의 비경을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개회사에서 “에메랄드 빛 해안을 끼고 달리는 해안일주도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마음껏 즐기며 울릉군의 홍보대사가 돼 달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울릉도 지역 특성상 급경사가 많은 울릉도의 거친 산세 탓에 연신 거친 숨을 내뿜었지만 대부분 완주에 성공했다. 남자부 풀코스 1위는 안은태(33, 서울 강서구)씨가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렸다. 안씨의 기록은 2시간59분56초. 간만에 SUB-3(3시간 내 돌파)를 달성해 기염을 토했다. 안씨는 “올해로 마라톤 입문 8년차인데 SUB-3를 달성못할까봐 가슴 졸이며 레이스를 펼쳤는데, 달성할 수 있어 매우 보람차다”며 “내년 대회에도 꼭 참가해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여자부 풀코스 1위의 영예는 4시간1분39초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한지현(34, 경기 성남시)씨에게 돌아갔다. 한씨는 올해 대회에 남자친구와 함께 첫 참가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한씨는 “울릉도 일주도로 코스가 워낙 험난해 힘들기도 했지만 자연풍광은 최고다”고 말했다.
이색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최고령 참가자는 경남 창녕마라톤클럽 소속 김구암(81)씨였고, 최연소 참가자는 아버지 이종봉씨와 어머니 김은정씨와 함께 5㎞를 달린 이이서양(3), 이진서군(2)이었다. 독도 등 동해바다를 완벽하게 수호하는 해군118전대장 손승모 대령과 부대원 50여명도 참가해 관심을 모았다.
앞서 올해 창단 63년을 맞은 ‘리틀엔젤스 예술단'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울릉도를 찾아 14일 울릉한마음회관에서 부채춤 등 특별공연을 펼쳐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울릉=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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