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가 국제 축구대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 15일 오전 9시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가든스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인터 마이애미(미국)와 알아흘리(이집트)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미국 전역에서 경기가 열리는데 일부 경기가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가 발생한 로스앤젤레스(LA)로 배정되어 있다.

LA는 긴장 상황이 고조되고 있다. 6일(한국시간) LA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법 이민자 단속을 실시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발생했다.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는 LA뿐 아니라 미국 주요 도시로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LA에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했다.
11일부터는 캐런 배스 LA 시장이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발령했다. LA는 시위 장기화로 약탈 등 추가 범죄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개막전이 열리는 경기장에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경기장 경비에 투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BP는 보통 경기장 보안을 담당하지 않지만, 특수 보안을 이유로 경기장과 인근 경비에 투입된다고 알려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CBP는 주요 스포츠 행사에서 위협과 범죄 활동을 탐지하고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 배치된다. ICE 요원들도 클럽 월드컵 경기장에 배치되어 전체 보안 작전의 일환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방 당국의 개입과 시위 여파로 축구 축제가 정치적, 사회적 긴장의 중심에 서게 됐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불안감을 높이고, 관중 감소로 인해 흥행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내년 6월 열리는 북중미월드컵의 개최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A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 경기에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이강인이 뛰고 있는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도 포함되어 있다. PSG는 16일 LA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첫 경기를 치른 뒤 나흘 뒤 같은 장소에서 보타보구(브라질)를 상대한다.
FIFA는 클럽 월드컵에서 어떤 위험한 상황도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우리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보안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팬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경기를 찾는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클럽 월드컵은 LA 시위로 흥행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올해부터 기존 7개 팀이 참가하던 클럽 월드컵의 규모를 32개 팀으로 확대하면서 10억 달러(약 1조2660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월드컵 못지않은 확대 개편한 뒤 치르는 첫 대회를 앞두고 발생한 악재에 한숨을 내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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