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교통사고 피해자, 합리적 보험금 받았나요?”

2024-09-19

교통사고를 당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보험사에 전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친 증상과 자동차 상태 등을 보험사에 알려, 상대 측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때로는 불합리한 일이 생길 수 있다. 피해를 입은 것과 비교했을 때 보험금이 적은 경우다.

물론 보험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 입장에선 어찌 된 일인지 보험사에서 합의금을 올릴 생각보다 빨리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결국 피해자는 억울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보험사에서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도 벌어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적절한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인슈어테크 기업 사고링크는 이런 피해자를 대신해 보험사에 이의제기를 하고, 피해자가 합리적인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자처했다. 사고링크는 보험사고를 조사하고 정산하는 소속 손해사정사를 통해 고객과 보험사 사이에서 보험금을 책정,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보험사가 제시한 보험금이 불만족스러울 때 사고링크를 이용한다.

사고링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산출하고, 손해사정사를 통해 보험사에 이의제기를 한다. 사고링크로 고객들이 받는 보험금은 보험사 대비 평균 88만원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사고링크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고객에게 더 이득이라면, 회사는 고객에게 이를 알린다.

사고링크의 창업자 송필재 대표(=사진)는 약 3년간 보험사에서 대인손해보험사정, 상품개발, 자동차 업무기획을 맡았다. 보험사가 상품을 어떻게 기획하고, 어떻게 고객을 대응하는지, 또 어떻게 보험금을 책정하는지 등 보험사 실무 전반의 사업 흐름을 파악한 보험업 전문가다. 보험사 재직 3년 동안 송 대표는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고객들이 제대로 된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고객에게 합리적인, 제대로 된 보험금을 돌려주는 것이 사고링크의 핵심 비전이다.

서비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고객은 사고링크 앱에 사고내용을 입력하면, 받을 수 있는 예상 보험금을 확인할 수 있다. 만족한다면 사고링크에게 보험책정을 대신할 수 있는 손해사정(보험가입자의 손해액, 보험금을 산정하는 일)을 위임, 사고링크가 고객을 대신해 보험사에 이의를 제기한다. 최종적으로 고객은 보험사가 앞서 제시한 보험금보다 더 많은 액수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사고링크의 자세한 서비스 내용과 적용된 기술, 시장 경쟁력 등을 알기 위해 송필재 사고링크 대표를 만나봤다.

사고링크는 어떤 곳?

사고링크는 교통사고 보상처리 플랫폼 ‘사고링크’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사고링크는 손해사정업으로 등록되어 있어, 고객이 합리적인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성장 잠재력을 평가받아 시드 투자를 세 번 받았다.

-사고링크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상황은 사고를 냈을 때 인가, 당했을 때 인가?

사고를 당했을 때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사고를 냈을 때는 보험사에 맡기면 된다. 반면, 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사에 얘기해도 큰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보험 가입 목적이 사고를 냈을 때를 대비했기 때문이다. 사고링크는 교통사고 피해자를 위한 서비스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왜 보험사에게 큰 도움을 받기 어렵나?

일반적으로 보험사 직원들이 고객의 사고 유형, 내용을 정확히 모르다보니 판례에 따라 움직인다. 손해보험협회에서 만든 과실도표 책자를 보고 처리한다. 여기에 더해 보험금 책정 시 고객의 성향도 무시하지 못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여기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차선변경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과실도표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피해금의 7대 3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억울하고 불리하다고 느껴 보험사에 무과실을 주장하며 피햄금 분배 금액을 낮출 것을 강하게 요구, 보험사가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가해자의 목소리가 더 크다면 가해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의금 분담이 이뤄질 수 있다. 피해자 측 보험사도 사건을 해결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을 반영해) 조정해 사고 건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이 진짜 현실이라면, 이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교통사고를 잘 조치하려면 여기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차선변경 사고 시 피해금 분담이 얼마나 되는지 대략적으로 알면 곧바로 조치가 가능하다. 또 블랙박스 영상을 잘 챙겨둬야 한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에 블랙박스 영상을 넘기며 “다른 곳에 영상을 주지 말라”고 얘기만해도 손해는 안 본다.

다만, 주의할 점은 보험사에 알아서 해달라는 식으로 전적으로 맡기면 안된다. 아무리 피해자 측 보험사라고 하더라도, 사건을 빨리 처리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 피해금 지급은 보험상품 판매가 아니다보니, 보험사 입장에선 고객에게 돈을 조금 줄수록 유리하다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

-보통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어떻게 책정하나?

평균 값으로 준다. 예를 들어 고객이 교통사고로 골절이 생긴 경우라면, 지금까지 같은 사례로 100명에게 지급한 평균 보험금을 바탕으로 계산을 한다.

-사실상, 보험이 가입자를 위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보험금 책정 기준 또한 과실도표가 있지만 보험사 직원의 재량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관적인 것 같다

정해진 보험금 책정비가 있긴 하지만, 예전에 만들어진 법이다보니 거의 인상이 되질 않았다. 결국 보험사 직원 주관 하에 보험금액을 정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담당자만 비난할 수 없는 것이, 보험사 지침이 그렇다.

-사고링크는 교통사고 위주의 서비스를 하는 것인가?

아직까지는 그렇다. 올해 안에 질병사고 등 다양한 사소로 확장할 예정이다.

-질병사고는 어떤 것인지?

실례로, 한 고객이 의료목적으로 양악수술을 하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이 고객의 양악수술을 미용목적으로 판단해 적은 액수의 보험금을 책정했다. 결국 고객은 사고링크를 찾아왔고, 결과적으로 보험사에서 의료목적임을 인정했다.

이밖에도 자전거 사고는 교통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차든 자전거든 어디에 부딪혀도 사람이 아픈 것은 똑같고 그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떻게 보면, 사고링크가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에게 도움을 주는 서비스 같다.

그렇다. 보험사에 다니다가 창업을 시작한 계기도 비슷하다. 한 가지 기억나는 일화가 있는데, 폐지 줍는 할머니께서 지나가는 트럭에 발을 밟히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저는 (보험사의 지침에 따라) 치료비를 뺀 최소한의 금액을 지급해드렸다. 그럼에도 할머니께서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편치 않다.

반대로, 경미한 사고임에도 보험금을 과하게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고 현타(박탈감이나 허무함의 감정을 아우르는 ‘현실자각타임’의 줄임말)가 왔다. 제가 바라던 일이 아니란 것을 알았고, 이를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어 창업을 하게 됐다.

-사고링크는 앱 서비스로, 디지털취약계층, 노년층이 접근하긴 어려울 것 같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 그런 분들에게 서비스가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해 디지털취약계층도 서비스를 잘 쓸 수 있도록 구성하고 싶다.

-사고링크 서비스, 고객이 어떻게 이용하나?

보통 보험사가 제시한 보험금이 적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또 사고가 나자마자 바로 사고링크에 보험금 합의를 맡기는 분들도 있다.

-어느 단계에서 사고링크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지?

사람마다, 교통사고 유황마다 달라서 딱 잘라 대답하긴 어렵다. 만약에 보험금 책정 과정을 신경쓰기 싫다면 처음부터 사고링크에 서비스를 맡겨도 되고, 보험사가 제시한 보험금과 사고링크를 통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비교한 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있다. 아무래도 후자가 고객 입장에서 손해 보지 않기 때문에 베스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 사고링크가 제시하는 보험금은 보험사 책정금액 대비해 어떤지?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링크의 보험금이 보험사보다 88만원 높게 산정이 됐다.

-만약 고객이 사고링크가 제시한 보험금보다 더 받고 싶어한다면 어떻게 대처하나?

피해가 크다고 하면 자료 등 근거를 바탕으로 보험금을 재산출할 수 있다. 다만, 근거가 없다면 취소처리를 해준다.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는 어떤 편인가?

사고링크가 제시한 보험금을 선택하는 사용자들은 유입 사용자들 가운데 3분의 1정도다. 다만, 아직 서비스 초기이다보니 설명이 잘 되어있지 않아 사용자들이 이탈하는 경우도 있다. 향후 이를 보완할 계획이다.

-사고링크를 통해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에서 얼만큼의 수수료를 가져가나?

최종적으로 책정된 손해사정 금액의 9%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사고링크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과 보험사에서 제시한 금액을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사고링크를 이용했을 때보다 보험사를 통해 보험금을 받는게 이득이라면, 고객에게 이를 알린다.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다. 사고링크는 어떤 방식으로 보험사와 보험금 논의를 하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준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손해사정을 진행하고, 그에 따라 보험금을 산출한다. 그런 다음 이를 보험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식이다.

-이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보험사 담당자마다 다르다. 10초만에 사고링크의 이의제기를 승인하는 분도 있고, 반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오랫동안 이의제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확실한 것은 사고링크가 제안한 보험금을 바로 승인하는 보험사 직원들이 많다. 아마 창업 전 제가 했던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고링크 직원이 취득해야 할 자격증이 있나?

손해사정사 자격증이 있어야 손해사정 업무를 할 수 있다. 또는 손해사정보조인의 자격으로 손해사정사를 도와 업무를 할 수 있다. 손해사정사는 금융감독원에서 주최하는 시험을 봐야 한다. 손해사정보조인의 경우 그에 준하는 (보험사 재직, 보험학과 졸업 등) 경력이 있어야 한다.

사고링크에는 손해사정사 두 명이 있다. AI 기반으로 시스템을 갖춰 AI의 보조를 받고, 손해사정사가 손해사정서를 작성한다.

-시스템에 어떤 AI가 적용됐나?

자체적으로 5~6년간 13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쌓았고, 이를 AI가 학습하도록 했다. 고객이 사고링크에 들어와 사고내용을 입력하면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예상 보험금을 산출한다. 사고링크가 책정한 예상 보험금은 95%의 정확도를 보인다.

여기에 현재 유선(전화) 데이터를 쌓고 있다. 음성챗봇 등을 통해 고객서비스(CS)를 자동화시키려고 한다. 담당해야 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손해사정사가 고생을 하고 있는데, AI, 음성챗봇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덜고자 한다.

-사고링크의 AI는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나?

구글의 기술력은 따라갈 수 없다. 대신 사고링크는 다른 곳에 없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사가 제시한 보험금 데이터와 고객이 원하는 보험금 데이터, 실제 지급된 보험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파인튜닝(대규모 언어모델에 특정 데이터셋을 추가 학습시키는 것)을 잘하는 것이 사고링크의 경쟁력이다. 현재 챗GPT에 보험과 관련된 데이터를 파인튜닝해 쓰고 있다.

또 구글의 버텍스AI도 활용하고 있는데, 향후 메타플랫폼의 AI모델 라마를 활용할 계획이다. 챗GPT는 자사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 반면, 라마는 직접 서버를 두고 쓸 수 있는 것으로 안다. 사고링크는 방대한 보험 데이터에 경쟁력이 있다.

-보험 등 금융IT 서비스는 법적 제한이 많은 것으로 안다. 창업 전 법률검토를 받았나?

대형 로펌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았고, 작년에 금감원 미팅만 5번 했다. 올 1월 보험업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기존에는 손해사정 보완, 정정 요청시 서면으로 해야 했다면, 이를 온라인화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사고링크와 비슷한 경쟁 서비스들이 많은가?

예전에는 많았다면, 지금은 수익 문제로 서비스를 접은 곳들이 대부분이다. (마케팅 등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은 다음, 골절이나 후유장해가 없으면 결국 보험금을 다시 뱉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일일이 사람이 접수하고 보험금을 산출하다보니, 손해사정사 한 명당 상대해야 할 사람은 많고, 그 중 최종 고객이 되는 수는 적으니 단가가 나오질 않는다. 반면, 사고링크는 AI에 이를 맡겨 비용 문제와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투자유치 이력은 어떻게 되나?

투자사에서 사고링크의 가능성을 좋게 봐주셔서 시드투자만 세 번 받았다.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4억5000만원이다. 지금은 투자 유치 준비보다 매출을 내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 거기에 집중했다. 이번 달 매출은 전달대비 두배 성장이 예상,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보여 다음달부터 프리A 시리즈 받으려고 준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까지 보험은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시장이다. 목소리가 크려면 아는 것이 많아야 하고, 잘 모르더라도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 그러나, 목소리가 크지 않고 선량한 사람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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