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에서 제재로 돌아선 이유 “푸틴에 인내심 바닥···가자 휴전 성사에 고무”

2025-10-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재집권 후 처음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CNN은 23일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추가 제재 발표 전후 백악관 내 움직임을 상세히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은 변한 게 없다”라고 판단한 끝에 제재의 칼을 빼 들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한 자신의 계획에 푸틴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은 것을 두고 반복적으로 실망해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로 해놓고도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수 없는 종전 조건을 제시하는 한편 즉각적 휴전에도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이 깊어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대화할 때마다 좋은 대화를 나누지만 그 뒤에 진전이 없다”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강하게 밀어붙여 성사시킨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정의 결과에 고무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강경책을 취하자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간 꾸준히 대러 제재 필요성을 언급해온 공화당 내부 목소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내 여러 인사들로부터 대러 제재 요구를 꾸준히 받아왔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한 후 “백악관이 전쟁 종식 합의를 끌어내는 데 유용하다고 판단할 때, 오랜 기간 끌어온 (대러) 제재 법안을 상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행동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결단을 내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그의 빠른 결심에 주변 참모들도 놀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개월간 참모들에게 언젠가는 러시아에 강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이렇게 빨리 새로운 제재가 단행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자신의 본능이 푸틴 대통령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제재를 결심한 것은 제재 발표 당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난 직후였다고 한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후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 재무부 직원들에게 추가 제재 결정 사실을 알렸고, 직원들은 보도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베선트 장관은 다시 백악관 진입로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백악관 서관으로 향하다 갑자기 몸을 돌려 “오늘 오후 장 마감 후 또는 내일 아침 일찍 러시아 대러 제재 강화 조치를 발표하려 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제재 수준에 관해 세 가지 선택지를 보고 받은 뒤 중간 단계인 러시아 에너지 회사 제재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가장 강한 제재는 러시아 산업계와 고위 지도자를 겨냥한 것이었으며 가장 약한 제재는 범위가 다소 제한적이었다.

트럼프의 대러 제재가 러시아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할 때마다 러시아에 대한 입장을 갈지자로 바꿔왔다며 “트럼프의 이번 입장이 영구적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단계인지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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