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출루율 0.430, 장효조 제치고 역대 1위
희귀한 출루형 타자, 비FA 장기 계약이 유리

2025시즌 LG 트윈스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타자는 FA 시기가 다가오는 홍창기(32)다.
2016년 1군 무대에 데뷔한 홍창기는 지난해까지 총 8시즌(풀타임 7년)을 소화했고, 2026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프로 통산 8년간 타율 0.313을 기록한 홍창기는 교타자임에 틀림없다. 다만 개인 통산 홈런이 16개에 그치고 장타율 역시 4할에 못 미치는 0.399에 불과하다. 이른바 ‘똑딱이’ 유형의 타자이나 홍창기는 다른 선수들이 지니지 못한 특별한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구안이다. 그의 통산 출루율은 무려 0.430에 달하며 대표적인 ‘잠자리 눈’이었던 장효조(0.427)를 제치고 KBO리그 이 부문 통산 1위에 올라있다.
한국은 물론 해외 리그를 살펴볼 때 타격이 정교하거나 장타를 마구 생산해내는 타자를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공을 잘 골라내 출루에 중점을 두는 타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른바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들인데,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해내는 아주 좋은 눈과 참을성을 모두 겸비해야만 높은 출루율을 기록할 수 있다.
선구안 자체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 과거에는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머니볼’을 위시한 세이버매트릭스가 대세로 떠오르며 이제는 타자를 평가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능력치로 거론된다.
실제로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추신수는 본인이 가진 타격 재능 외에 선구안 능력치가 크게 부각되며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고, 이제는 KBO리그에서도 선수 평가 항목에서 자주 거론되곤 한다.

홍창기의 출루율은 그야말로 엽기적인 수준이다.
지금까지 한 시즌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했던 타자들 중 장타율보다 더 높았던 사례는 고작 17번에 불과하다. 그리고 홍창기는 무려 3번이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즉, 홍창기는 장타 능력치를 포기한 대신 3할을 때릴 수 있는 정교한 타격과 이보다 더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로 군림하는 중이다.
관심은 몸값이다. 특급 외야수 기근 현상을 보이고 있는 KBO리그 시장에서 빼어난 출루율을 무기로 삼는 타자는 홍창기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선구안은 신체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아 에이징 커브도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 즉, 홍창기는 추신수처럼 선수 말년까지 무시무시한 출루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LG 입장에서는 2026시즌이 아닌 올 시즌 후 아예 비FA 장기계약을 묶어버릴 수 있다. 비FA 장기계약 선수 중 최고액은 2022년 삼성과 5년간 120억원에 계약한 구자욱이다. 비교할 대상조차 없는 출루 머신 홍창기라면 충분히 이 금액을 뛰어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