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어린이보험 많이 팔았는데"...보험사, 독감 대유행에 초비상

2025-02-11

- 역대 최고 수준의 독감 유행...독감보험 과당경쟁 나섰던 보험사 비상

- 독감 비급여 주사치료비 지급보험금도 급증...5년새 5배 치솟아

- 보험사 4분기 실적전망도 어두워...실손보험 등 장기보험 손실↑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올 겨울 대유행 중인 독감으로 인해 보험사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국내 독감 환자 수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실손보험과 어린이보험 등에서 독감에 걸리며 치료비를 보장하고 있는 만큼 관련 지급 보험금도 크게 늘어날 전망된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 독감 의심환자 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2016년(86.2명) 대유행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월 2주차에는 86.1명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독감 환자 급증에 따라 보험사의 비급여 주사 치료 청구도 크게 늘어났다. 주요 손보사(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의 지난 1월 1일~15일까지 독감·감기로 인해 비급여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270억원으로, 전년 동기(140억원)와 지난 2023년(56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지난해 12월, 올 1월 독감으로 인한 보험금 청구 액수가 작년 11월 대비 몇십배에 달한다"며 "최근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실손보험과 어린이보험 등의 손실 규모가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간 보험사들의 독감보험 판매 확대로 인해 독감 관련 비급여 진료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 2023년도 상급종합·종합병원·병원·의원의 독감 검사와 치료주사 비급여 진료비는 각각 2350억원과 3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3%, 2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급여 주사치료제는 지난 2018년 626억원 대비 5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건강보험공단은 "이같은 독감 비급여 증가 배경에는 민간보험사의 독감보험 판매 증가와 주사치료제의 공급 및 수요 증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독감 진단 확정 후 항바이러스제 처방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독감보험의 판매 확대와 보장 한도 증액으로 관련 비급여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관련 보험상품의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 경쟁을 자재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난해 말부터 독감 유행이 빠르게 번지면서 보험금 청구가 급증해 보험사들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주요 보험사(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금융지주) 5곳의 4분기 합산 순이익이 1조 200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인 1조5000억원을 31.9%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독감 환자의 증가로 관련 보험금 청구가 급증하면서 5개 보험사 합산 약 4870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독감 환자 급증과 폭설 등의 영향으로 최근 보험사 실적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며 "독감·호흡기질환 증가에 따른 실손보험금 손해액 상승 등이 장기보험 손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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