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의 고려아연 인수, 전략 광물자원 공급 차질 우려

중국 수출 통제·MBK 인수 논란

안티모니·비스무트 수급 위기

방위산업에 치명적 타격 우려

고려아연, 전략 광물자원 공급 첨병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전략 광물자원인 비스무트와 안티모니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방위산업을 비롯한 국가 핵심 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비스무트는 무연 황동 및 원자력 잠수함 등에 중요한 자원이며, 안티모니는 난연제와 전자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전략물자이다.

특히 중국이 최근 안티모니 등의 금속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자원 무기화 추새를 보이면서 고려아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더구나 MBK 파트너스의 인수 시도로 전략 자원 공급망 위협에 따른 산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900톤의 비스무트를 생산해 국내 전략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비스무트는 방위산업에 중요한 전략물자다. 이 금속은 4세대 소형 원자로와 원자력 잠수함 등에 사용되며, 유럽연합(EU)이 지정한 전략 원자재 중 하나다. 특히 비스무트는 무연 황동을 만드는 핵심 소재로, 국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비스무트를 통해 무연 황동 제품을 제조해야만 환경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스무트는 또한 네오디뮴 자석 대체재로 전자산업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처럼 방위산업과 환경규제, 전자산업까지 폭넓게 활용되는 비스무트는 국가 안보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원이다.

또 다른 중요한 전략광물로는 안티모니를 들 수 있다. 고려아연은 국내 안티모니 시장의 약 60%를 공급하고 있으며, 나머지 4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안티모니는 난연제와 촉매제의 원료로 사용되며, 삼산화안티몬 제조업체들이 주요 수요처다. 특히 섬유, 플라스틱, 전자기기 등에서 불연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안티모니를 포함한 일부 금속을 전략물자로 지정하고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또한, 중국 업체들은 자원을 무기화하며 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생산 능력과 기술력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고려아연의 전략 광물자원은 국가 안보와 방위산업에 직결되지만, MBK 파트너스의 인수 움직임은 이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자원업계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아연, 은, 금 등 주요 산업 소재 외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전략광물자원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며, "MBK가 이러한 자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방위산업 관계자 역시 "전략 광물자원의 공급 차질은 방위산업을 넘어 국방 분야에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를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닌 국가 생존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이 안티모니 수출을 통제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영향이 적었던 것은 고려아연이 60%의 물량을 자체적으로 공급해 왔기 때문"이라며, "MBK와 같은 투기 자본이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과 자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