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정유사들이 전통적 겨울 성수기임에도 환율 영향으로 추가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겨울철(12월~2월)은 난방유와 등유 등 난방유 연료 소비가 크게 늘어 정유사들의 성수기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가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고환율 변수에 직면했다. 정유사들은 중동 등에서 원유를 전량 달러로 수입해 환율이 오르면 원가 부담과 환차손이 커지는 구조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 대비 배럴당 0.3달러 하락해 13.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18달러 선이던 정제마진은 3주 연속 하락하며 13달러대로 떨어졌다.
11월 초까지만 해도 정제마진은 배럴당 19달러선까지 오르며 연초(5~6달러) 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달러로 수입하는 만큼, 환율이 오르면 원료비 증가와 환차손이 동시에 발생한다. 업계에선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1000억원 이상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들어 정제마진이 좋아지며 상반기 영업 손실을 만회했지만, 최근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며 원가 비용이 크게 올라 정제마진의 실적 개선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며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환율 영향이 작용할 것으로 보여 실적의 경우 보수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며 올해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사들은 3분기 일제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이 57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고, S-OIL도 22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3분기에 각각 3721억원, 1912억원의 흑자를 냈다. 앞서 지난 2분기에는 유가·환율 하락과 정제마진 약세로 4사의 합산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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