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방령에… “희귀병 4세 소녀도 멕시코로 돌아가라”

2025-05-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민자 추방을 계속하는 가운데, 희귀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네 살배기 멕시코 소녀까지 추방 명단에 올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멕시코 출신의 여자아이 소피아(4; 가명)는 소장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기능이 저하돼 영양소 흡수에 어려움을 겪는 단장 증후군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의료 시설이 낙후된 멕시코에서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소피아의 부모는 지난 2023년 미국에 인도주의적 임시 허가를 신청했다.

임시 허가를 받고 미국에서 1년 넘게 수술과 치료를 받은 끝에 소피아는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정기 진찰이 필요하고 총정맥영양(TPN)을 통해 영양소를 공급받아야만 생활할 수 있다. TPN는 경구 섭취나 위장관을 통한 영양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정맥을 통해 필수 영양을 공급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반(反) 이민 정책을 이어가면서 멕시코 출신의 엄마, 콜롬비아 출신의 아빠, 두 사람의 딸인 소피아까지 모두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 가족은 무료 법률 사무소 퍼블릭 카운슬을 통해 '미국에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소피아가 며칠 새 사망할 수 있다'며 인도주의적 체류 허가 연장을 요청했다.

소피아를 담당하는 로스엔젤레스 소아병원의 존 아스놀트 박사는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면 며칠 안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총정맥영양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국외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사연을 접한 미국 네티즌들은 “무슨 일이든 예외는 존재해야 한다. 저 가족의 체류를 허가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인도주의적이고 자비로운 본보기가 됐던 미국이 이렇게 변한 것이 안타깝다”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는 “저 치료비를 누가 부담하겠나. 결국 미국인일 것”이라며 추방에 찬성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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