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필요 없다?”…매운맛 측정하는 '인공 혀' 개발

2025-10-31

아주 적은 매운맛이라도 정확히 감지해낼 수 있는 인공 혀가 개발됐다. 고추뿐만 아니라 양파, 후추, 서양고추냉이 등의 알싸한 매운맛까지 감지해낼 수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공업대학교(SIT·상하이응용기술대) 연구팀은 캡사이신을 포함해 매운맛이 나는 화합물을 감지할 수 있는 '인공 혀'를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 저널 ACS 센서(ACS Sensors)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우유를 마시면 화끈거림이 완화되는 원리에서 착안해 인공 혀를 기획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캡사이신이 혀에 따끔한 느낌을 유발한다. 이후 우유를 마시면 우유 속 카세인(포유류 젖에 존재하는 주요 단백질)이 캡사이신에 달라붙기 때문에 화끈한 느낌이 완화되게 된다.

연구팀은 이에 전기화학적 젤 물질에 카세인을 첨가해 인공 혀를 개발했다. 카세인과 캡사이신이 결합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전류 변화를 감지해 매운 정도를 측정해낸다는 아이디어다.

이에 혀 모양의 필름을 만들기 위해 아크릴산. 염화콜린, 탈지분유를 섞은 용액을 자외선에 노출해 전기가 통하면서도 유연한 불투명 젤을 완성했다.

매운맛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느끼는 '매운맛'은 여러 가지다. 고추냉이는 코가 찡하고, 고추는 혀가 얼얼하고, 양파나 마늘은 알싸한 매운맛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처럼 다양한 매운맛을 모두 감지하기 위해 인공 혀에 고추 8종과 생강·흑후추·서양고추냉이·마늘·양파 등을 넣어 매운맛을 낸 매운 소스 8종을 테스트했다.

이후 같은 음식을 실험 참가자에게 먹도록 하고 그들이 느끼는 매운맛 정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인공 혀와 실제 사람이 느끼는 매운맛 정도가 일치했다.

현재 식품의 맛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미각이 발달한 전문가와 여러 실험이 동원되고 있다. 연구팀은 “젤 기반 인공 혀는 제작하기 쉽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다양한 매운 성분의 농도를 감지하는 편리한 방법을 제공한다”면서 복잡한 실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의 주저자인 웨이준 덩은 “이번에 개발한 인공 혀는 휴대용 미각 모니터링 장치, 이동형 인간형 로봇, 미각 장애와 같은 감각 장애가 있는 환자를 위한 매운 감각 추정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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