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토' 출신 모으는 메리츠…"개미들 플랫폼으로 판 흔들 것"

2025-03-12

개인 주식 투자자 1500만명 시대. 증권업계에서 개인들이 투자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외 주식 커뮤니티에 강점이 있는 토스증권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해외주식 점유율 1위 증권사에 올랐고, 네이버 역시 ‘종목토론방’의 성장을 기반으로 증권사들과 주식매매 서비스 연결을 추진중이다.

지난 10일 중앙일보와 만난 메리츠증권 이장욱 이노비즈센터장은 “쿠팡에서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 후기를 보고 결정을 내리듯, 증권사도 커뮤니티와 매매가 연결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기능이 강화된 별도의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의 판을 흔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네이버 출신으로 네이버증권을 국내 1위 증권 커뮤니티로 키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올해 초 메리츠증권에 합류해 플랫폼 구축을 담당하는 이노비즈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키움증권과 함께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대형 증권사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투자중개 시장 점유율은 약 1.7%로 리테일 분야는 부진하다. 메리츠증권이 내년까지 주식매매 및 환전 수수료를 없애는 등 마케팅 비용만 1000억원을 들여 개인투자자 모객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 센터장은 “플랫폼은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적자가 나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초를 목표로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분리된 별개의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플랫폼에 유입된 이용자들이 자사의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금융상품과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기존 MTS와 홈트레이딩서비스(HTS) 개편 대신 ‘플랫폼 거래’라는 모험을 하기로 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 플랫폼의 힘은 토스증권이 이미 입증했다. 토스증권은 하루에 20만개의 글이 올라오는 커뮤니티의 힘으로, 지난해 10월 해외주식 분야에서 키움증권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 센터장은 “증권 커뮤니티는 각 고객의 계좌정보와 정보가 연동돼야 경쟁력이 있는데, 이는 증권사만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노비즈센터 구성원 30여명 전원을 네이버·카카오·토스 출신으로 구성했다. 이 센터장은 “커뮤니티 플랫폼은 누구든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 증권사와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존 증권사 모델은 수수료와 이자 수익 수준에 그쳤지만, 플랫폼화가 된다면 다른 비즈니스도 많이 파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각 투자자의 상황에 딱 맞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초개인화와 글로벌화를 목표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며 “플랫폼이 글로벌화에 성공한다면 금융사들이 향후 해외로 진출할 때 현지화를 도울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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