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없고, 양의지 아프지만··· “선수들 자기 플레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두산 이승엽, 2번째 WC 출사표

2024-10-01

이승엽 두산 감독은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 복귀엔 성공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패하며 시즌을 마쳤다.

아쉬웠던 지난 기억을 뒤로하고 이 감독이 1년 만에 같은 자리에 섰다. 2일 잠실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이 감독은 1일 잠실에서 팀 훈련을 지휘하던 중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와는 다를 올가을을 다짐했다. 지난해 두산은 3연패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3위를 달리다 마지막 8경기 3승 5패로 부진하며 순위가 떨어졌고, 간신히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좋지 않았던 분위기가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마지막 8경기 하면서 아쉬웠던 패배가 너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선수들이 없는 살림 속에서도 잘 버텨왔다”며 “체력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많이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 충분히 본인들의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의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예정된 KT와 SSG의 와일드카드 결정 진출전 승자를 만난다. 상대 전적만 따지면 KT가 낫다. 12승 4패로 압도적으로 앞섰다. SSG와는 7승 9패로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다. 이 감독은 “선수들 생각은 모르겠지만, 누가 올라오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SSG 상대로도 마지막 경기(9월23일)에서 역전승을 하면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은 1차전을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 당연히 총력전이다. 2차전을 미리 생각할 이유도 없다. 이 감독은 “투수들도 다 준비가 돼있다. (2차전 선발 예정) 1명 빼고는 다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총력전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아쉬운 건 역시 양의지다. 쇄골 통증으로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백업 포수 김기연이 일단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 마스크를 쓸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양)의지가 저희한테 굉장히 크다. 하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김)기연이가 2차 드래프트로 와서 수비이닝은 오히려 의지보다 더 많다”면서 “경험도 많이 쌓았고, 의지가 뒤에서 독려와 조언도 많이 하고 있다. 기연이가 나가더라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에 대한 미련은 털어냈다. 지난 6월23일 삼성전 투구 도중 부상 이후 석 달 째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언제 복귀가 가능할지도 아직 모른다. 이 감독은 “브랜든은 어제 35m 캐치볼을 했다. 이제 65% 정도라고 보면 된다”면서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실전 점검까지 단계가 남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확연히 날씨가 쌀쌀해진 것도 부담이다. 회복을 재촉하다 오히려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이 감독은 “브랜든한테도 ‘네가 와주면 좋겠지만 몸이 중요하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조금은 기대를 버렸다. 계속 브랜든만 기다릴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일단 없는 전력으로 생각하고 가을야구를 치른다. 높은 단계에서 브랜든이 돌아와 준다면 그것만으로 전력 상승 요소가 된다.

1차전 선발로 나서는 곽빈 외에 확실한 선발이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남은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불펜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정규시즌 내내 두산을 떠받쳐 온 불펜들의 활약이 이번 가을 두산이 어디까지 오를지를 결정할 공산이 크다.

19세 고졸 신인 마무리 김택연의 역할이 포스트시즌 역시 중요하다. 시즌 내내 잘했지만, 포스트시즌은 또 다를 수 있다. 이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냥 19세가 아니다”라고 늘 말해왔다. 이날도 이 감독은 “(김)택연이가 포스트시즌이라고 부담감을 가질까 싶다. 아주 배포가 크다. 이야기해보면 어린 선수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성숙했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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