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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일보 】 LS그룹 계열사인 LS글로벌에 대한 형사재판이 오는 4월 3일 재개된다. 국산 전기동(고순동 구리)의 정상가격 산정이 마무리되면 공소장 내용도 변경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S는 2006~2019년 14년간 자회사 LS글로벌을 통해 전기동 거래를 하면서 부당 이득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LS글로벌은 21조원 상당의 일감을 얻어 255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LS는 기존에 해외 생산자로부터 직접 전기동을 수입해왔다. 그러다가 200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는 전선 계열사(LS니꼬동제련·LS전선)들이 LS글로벌을 통해 국산·해외 전기동을 매입하게 됐다. 전기동은 도전율을 좋게 하기 위해 전기 분해로 정련한 순도 높은 구리로 주로 전선이나 인쇄 배선 등에 사용된다.
LS글로벌은 2005년 12월 경기도 군포에 설립된 LS그룹 계열사로 현재 소재지는 경기도 안양이다. 당시 LS글로벌 지분 51%는 LS가, 나머지 49%는 구자은 회장과 구자엽 회장 등 총수일가 12명이 보유했었다.
LS글로벌 신설 후 2006~2019년에 걸쳐 LS니꼬동제련은 LS글로벌에 총 233만톤, 17조원 상당의 국산 전기동 일감(국산 전기동 시장 물량의 40%)을 할인된 가격으로 몰아줬다는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를 받는다.
구자은 회장과 구자엽 회장은 2006~2018년 LS전선이 LS글로벌로부터 4조원 규모의 수입 전기동 38만여톤을 매입하면서 87억원의 이익을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LS전선이 LS글로벌로부터 매입한 수입 전기동은 전체 중계시장 물량의 19% 규모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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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018년 LS그룹이 LS글로벌을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과징금 259억6천100만원을 부과하며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LS 총수일가가 LS글로벌을 설립해 14년간 21조원 상당의 전기동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당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구 회장 등을 지난 2020년 6월 불구속기소했다.
아울러 공정위로부터 ▲LS 111억4천800만원 ▲LS니꼬동제련(현 LS MnM) 103억6천400만원 ▲LS전선 30억3천300만원 ▲LS글로벌 14억1천600만원 등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LS 및 계열사들은 공정위의 과징금이 과도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은 LS그룹 계열사들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행정소송)에서 과징금 259억6천100만원 중 189억원이 과도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국산 전기동 거래와 수입 전기동 거래 모두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국산 전기동 거래 관련 정상가격 산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 부분의 과징금이 과도하게 산출돼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형사재판은 행정재판 판결을 기다린다는 이유로 22개월간 중지됐다가 지난해 11월 재개됐다.
지난 20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가 구자은 LS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도석구 LS MnM 대표 및 세 법인 등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진행된 형사재판에서는 국산 전기동의 정상가격을 바탕으로 공소장 변경 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아직 공정위가 정상가격을 산정하지 못하면서 변경 절차에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소를 제기했기 때문에 (정상가격 등) 다시 근거를 마련해야 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4월 3일이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 시작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