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장교체에 조직개편까지"...은행권, 신뢰 회복하는 새해 맞이하길

2024-12-30

【 청년일보 】 올해 은행권은 잇단 횡령·배임 등의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났다. 수백억원 규모에 달하는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이에 내부통제 강화가 은행권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총 53건으로 전년동기(25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모두 19건으로 가장 많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100억원 이상 규모의 금융사고도 3건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이 16건, 하나은행 8건, 우리은행 6건, 신한은행 4건 순이었다.

특히 우리은행에선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이 부당 대출을 받은 사실이 발각돼 금융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총 616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으며 이 중 350억원은 통상의 기준과 절차를 따지지 않은 부적정 대출로, 269억원에 대해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에서도 지난 3월 100억원대 배임 사건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서만 여럿 차례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금액만 약 430억원 규모다. 지난 2월 109억원의 불법 대출, 5월 51억원의 공문서 위조 대출과 10억원의 초과 대출, 8월 117억원의 부당대출 적발, 10월에는 140억원 규모의 제3자에 의한 부동산담보 대출 사고와 신입 행원이 70대 고객 돈 2억5천만원 가량을 횡령했다.

이처럼 대규모 금융사고와 맞물려 5대 은행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되면서, 은행권은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라는 방향으로 연말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KB금융은 차기 KB국민은행장에 이환주 KB라이프 대표를 낙점했다. 하나은행은 각각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을, 우리은행은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NH농협은행은 강태영 농협캐피탈 부사장을 내정했다.

아울러 은행들이 조직개편 및 인사를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금융은 윤리가동실을 본격 가동하며 쇄신에 나섰다.

KB금융과 신한금융도 기존 소비자보호 업무를 겸임하던 준법감시인이 준법감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이를 분리 및 강화하는 방식으로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매번 반복되는 금융사고지만, 금융은 신뢰로 먹고 산다. 신뢰를 잃어버리면 금융사의 존재 이유가 없다. 새로운 은행장을 선임하고, 조직개편에 나선 만큼 새해에는 올해와 같은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은행권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는 한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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