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부터 주요 대학들이 수시 면접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동덕여대는 면접 반영 비율이 무려 60%에 달하는 전형이 있고, 서울교대·서울대·서울시립대·숭실대 등도 면접 비중이 50% 이상인 전형이 다수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기소개서 폐지 이후 면접 영향력이 커졌다”며 “학생부의 세부특기사항(세특)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합격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세특 기반 질문은 전공 적합성과 학업 역량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며 면접의 당락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단순히 활동을 나열하기보다 '동기-과정-배운 점-다음 단계 연결'이라는 흐름으로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면 효과적이다. 또한 지원 학과와 연관된 교과 활동 중심으로 구체적인 질문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관은 세특에 기록된 실험, 프로젝트, 발표 등 세부 내용을 근거로 활동의 진정성을 검증하기 때문에,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답변이 필수다.
최보규 종로학원 컨설턴트는 “면접 당락은 지원 학과와 관련된 교과 세특 내용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지방 학교의 면접 연수 사례를 보면, 자신이 직접 하지 않았거나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활동이 세특에 기록돼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목공학과 지원자에게 물리 실험의 원리나 결과를 묻는 식인데,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감점이 된다. 또한 영어영문학과 지원자의 세특에 '지역 관광지에 대한 영어 관광안내서를 만들고 이를 직접 안내했다'고 기록돼 있다면, 면접 현장에서 그 내용을 직접 해봐라는 검증이 이어질 수도 있다”며 “세특을 면접 전까지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면접관의 호감을 얻는 답변 구조는 결론부터 제시하는 두괄식 구성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이 대학이 제 진로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처럼 핵심 결론을 먼저 밝히고, 그 뒤에 이유나 구체적 근거를 덧붙이는 식이다. 여러 요인을 설명할 때는 “몇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처럼 초반에 개수를 명시하면 요점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심화 질문이 나온다면 억지로 답하려 하기보다 솔직하게 상황을 인정하고 자신 있는 주제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는 것이 좋다. 한 입시 컨설턴트는 “대부분의 수시 면접은 고등학교 교육 수준을 벗어나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며 “모르는 질문이 나올 경우 '입학 후 이 학교의 교수님 강의를 통해 배우고 싶다'처럼 솔직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은 인상을 남긴다”고 말했다.
지원 대학의 기출문제 확인은 필수다. 대부분 대학은 법에 따라 면접 기출문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으며, 동일한 문제가 나오지 않더라도 학교별 질문 스타일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지원 동기나 진로 계획, 전공 선택 이유 등 자주 등장하는 유형을 분석해 자신의 세특 내용과 연관지어 준비한다.
최 컨설턴트는 “최근에는 압박 면접보다 세특 중심의 꼬리 질문이 이어지는 형태로 바뀌었다”며 “본인 세특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면 어떤 질문이 나와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유창함보다 진정성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준비하는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