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내 마약 관련 지상 시설을 타격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해상 봉쇄와 선박 격침에 그치던 대베네수엘라 군사 압박이 지상 공격 단계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한 자리에서 취재진에 “베네수엘라에서 마약을 배에 적재하던 부두 지역에서 큰 폭발이 있었다”며 “우리가 그곳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은 마약 운송이 이뤄지던 곳이며, 이제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이 자신의 재집권 이후 첫 지상 군사작전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마약을 실어 나르려던 모든 보트를 타격했고, 그 근거지까지 제거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격을 수행한 주체가 미군인지, 중앙정보국(CIA) 등 다른 기관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누가 했는지는 정확히 알고 있지만 말하고 싶지 않다”고만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공개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베네수엘라에서 선박들이 출발하는 대규모 시설을 이틀 전에 제거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당시 언급한 ‘대규모 시설’이 마약 적재용 부두 등 지상 시설이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근거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지상 공격을 실제로 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시설이 마약 밀매와 관련된 곳이라고만 설명했을 뿐, 정확한 위치나 공격 방식, 작전에 투입된 병력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국방부, CIA도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잇달아 타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제거하는 선박 한 척마다 미국인 2만5000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기반 범죄 조직인 ‘트렌 데 아라과’를 거론하며 “베네수엘라에서 넘어온 범죄자와 마약이 미국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지상 작전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직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NYT는 “베네수엘라가 마약 밀매의 주요 경유지로 알려졌지만 대규모 생산국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주장하는 ‘마약 시설’의 성격과 군사적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