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한 여성이 '전통 치료법'을 맹신해 무리하게 일광욕을 하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에 사는 왕 모(67) 씨는 최근 야외에서 두 시간 동안 햇볕을 쬐다가 뇌출혈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왕 씨는 '등을 햇볕에 노출하면 양기를 보강하고 습기를 없애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중국 전통 요법을 따르던 중이었다.
왕 씨는 곧바로 저장성 인민병원으로 이송돼 동맥류 뇌출혈 진단을 받고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한때 혼수상태에 빠지며 위태로운 상황을 겪었다.
장기간 병상에 누워 있던 왕 씨는 합병증 위험에도 노출됐지만, 다행히 현재는 의식을 되찾아 스스로 걷고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 상태다.
저장성 인민병원 재활 전문의는 “일광욕이 모든 병을 낫게 한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특히 고온의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고혈압·뇌혈관 질환을 가진 노인에게는 열사병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한 의료 인플루언서는 “허리를 햇볕에 쬐면 건강에 좋다는 식의 조언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여름철에는 오히려 열사병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다른 사람들은 20분만 해도 충분한데, 두 시간을 했다니 목숨을 건 일광욕”이라고 꼬집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