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한국 치과산업의 주역들에게

2025-11-12

필자는 후진국에서 태어나 중진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지금은 선진 한국에서 살고 있다. 한글, K-의류, K-팝송, K-뷰티, K-식품, K-문화, K-방산, K-메디칼 등 한국의 사회·문화·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세계인들이 한국을 흉내내고 체험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연스레 스며든 선진 한국에 자부심을 느낀다.

2016년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의료해외진출법’) 제정에 관여하면서 정부의 해외환자유치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같은 해 법령에 따라 ‘의료통역사 능력검정시험’이 시행되었고, 당연히 10년째 의료통역사검정시험위원장으로서도 ’영중일러아몽베‘라는 필요했던 의료통역사를 매년 양성하고 있으며, 최근 태국인 환자의 급격한 증가추세로 2026년부터는 통역사 시험에 태국어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2009년에 보건복지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해외의료진출에 대한 행정과 제도적 준비를 시작하면서 의료계에 처음으로 해외환자유치를 허용했었는데 당해 6만 여명의 해외환자가 다녀갔었다. 이후 국내에 지속된 해외환자의 증가로 의료해외진출법의 태동 이유가 되었던 것인데, 우리 치과계는 이러한 사실을 대부분이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3년간의 코로나 시기에 잠시 주춤했던 해외 환자의 유치 규모는 다시금 꾸준히 회복 및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환자 수(117만 명)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치과 진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는 1만 8,313명으로 전년(2023년 1만 5,812명) 대비 15.8% 증가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치과 분야 외국인 환자는 과거 베트남, 러시아, 태국, 일본 등의 순이었으나, 최근에는 전체 외국인 환자의 증가를 이끈 일본, 중국, 태국 등 동아시아 국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내가 머물러야 할 치과의료계 사회의 키워가야 할 파이를 이곳으로 본 것이 현재 시점에서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한국 치과의료기술은 임플란트, 교정 등의 첨단 시술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치과대학에서 양질의 교육으로 우수한 의료 서비스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치과용 임플란트 및 관련 의료기기의 생산 및 수출실적이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만큼 기술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으로 한국 치과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로 병·의원 설립 형태가 많다. 2016년 ‘의료 해외진출 신고제’ 도입 이후 누적된 의료기관 해외 진출 신고 건수 중 치과가 피부·성형 다음으로 높은 비중(약 18.1%)을 차지하며, 2022년 7월 기준 누적 144건 중 치과 26건이나 되었다. 주요 진출 국가는 중국(16건), 베트남(6건)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싱가포르,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지로도 진출 사례가 보고되었다. 또한 치과 의료기술의 해외 진출은 단순히 병원 설립뿐만 아니라, 디지털 X-ray 장비, 치과용 임플란트 고정체, 입체광학인상채득장치(구강 스캐너)등 첨단 치과 의료기기의 수출 증가로 이어지며 K-덴티스트리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사례로 입체광학인상채득장치 수출액은 2018년 대비 2022년까지 증가율이 연평균 96.8%나 되었다.

한때는 인구의 감소, 과잉의 의료진 배출을 걱정하던 많은 데이터나 정책들을 이젠 환자의 해외유입과 의료기술의 해외진출이라는 호재를 우리가 다시 풀어가야 할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 치과의료의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과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해외환자 유치 전략으로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잠재력이 높은 러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의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치과 보철, 임플란트 등 한국의 강점 분야를 부각하는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에 더해, 디지털 차트 시스템(Electronic Health Record, EHR)도입 및 활용을 확대하여 진료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 환자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하고, 뷰티(피부·성형)와 더불어 치과 진료를 포함하는 고부가 가치 의료 관광 패키지를 개발하여 환자 유치 및 체류 기간 중 경제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치과의사의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걸림돌인 현지 면허 불인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면허 양자협정제도’ 체결 등 외교적 노력을 확대하고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진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현지 시장 및 법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전 컨설팅, 사업 제반 비용 지원, 인력 교육 등 정부의 실질적인 인큐베이팅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임플란트, 교정 등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첨단 의료기기 및 소프트웨어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R&D 지원을 확대하고, 국제 전시회 등에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 치과의사들의 자부심과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이다. 이러한 인식이 우선의 기반으로 확산되었을 때 위 모든 전략적 접근과 제도적 지원이 자연스레 결합될 것이고, 한국 치과의료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의료 시장의 최고 중심 국가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무늬만 치과의사인 나의 정책에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치과의사들이 편승하여 한국의 치과의료영역이 확대돼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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