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골든타임' 우리금융, 사업확장 사활... 만년 4위 벗어나나

2025-03-28

지난 5년 금융지주 4위 머물러, 동양생명 인수로 반등 노려

고위공직자 출신 금융계 인사 "인수합병은 시일의 문제"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막아서 얻을 건 아무것도 없어"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나선 우리금융을 금융당국이 막아서서 얻을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나라를 떠나고 싶어 하는 보험사를 우리금융에서 인수해 좋은 보험사로 만들어 좋은 연금 상품을 만들고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무조건 해줘야 한다“

최근 만난 고위공직자 출신 금융계 인사는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 역할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단순히 일개 금융사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금융 산업의 밸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인수를 가로막을 이유가 없다는 견해다.

해당 인사는 ”자회사 간의 협업 시너지를 통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금융지주가 존재하는 목적“이라며 ”오히려 잘해보라고 등을 떠밀어 줘도 모자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밸류업 ‘골든타임’에 직면해 있다. 지난 5년간 금융지주회사 실적 순위에서 만년 4위를 차지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계기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노력에 금융당국이 응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금융권 물밑에서 올라오고 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최대 숙원 중 하나다. 보험사가 없는 유일한 4대 금융지주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리딩금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우리금융은 순익에서 우리은행에 90% 가량을 의존하고 있다. 동양·ABL생명을 인수·합병(M&A)할 경우,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를 80% 이하로 낮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보면,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 394억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3위인 KB국민은행이 3조 1518억원을 기록했으니 은행 간 수익 차이는 112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계열사 순익을 모두 합한 금융지주 실적 비교로는 약 2조원에 가까운 차이로 벌어진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위력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중장기 밸류업을 위한 행보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3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잔여 지분을 모두 매입해 완전 민영화를 달성했고, 밸류업 원년을 만들기 위해 8월엔 동양생명 인수를 추진하며 사업을 준비해 왔다.

늘상 외풍에 몸살을 앓던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임종룡 회장이 직접 완전 민영화를 달성하고 우리투자증권을 10년 만에 부활시키면서 새로운 도약 모멘텀을 기대했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하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부당대출 등 지난 내부통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부침을 겪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하고,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며 보험사 인수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경영실태평가 3등급이라고 해도, 인수합병 최종 승인권을 가진 금융위원회가 시장 안정이나 금융업의 활력을 위해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기업 대출 활성화 등 대내외적 조건을 달아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부유출을 막고, 국내 보험산업 주권 확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지적이 업계 내외에서 계속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배회사가 중국 다자보험인 만큼, 우리나라 계약자들이 낸 보험금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별도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이 3102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에서는 동양생명 보험사 인수합병 완료 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하나금융까지는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 7388억원으로 우리금융그룹 보다 약 6528억원 많은 수익을 올린 바 있다.

한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 행장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조직 쇄신 및 선제적 금융 활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내부통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금융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나선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중과실 기준 여신 귀책금액이 3억원 초과~15억원 이하이면 감봉, 15억을 초과하면 정직 처분을 내리도록 내부 규범을 개정했다. 기존에 중과실 기준 귀책금액이 10~20억원일 경우 견책을 내린 것에 비하면 징계 수위를 대폭 강화했다. 또 우리은행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달부터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자본비율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인 자본확충 방안도 금융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제시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보통주 자본비율(CET1)에도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CET1이 0.04%p 정도 안팎에서 움직이며 지난해 말 12%대로 올라간 비율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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