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기업 기(氣)부터 살려라

2026-01-01

2010년 가을 미국 조지아주에 출장을 갔었다. 당시 출장 목적지가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출장 기간 조지아주 곳곳에서 기아차 공장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다.

현지인들은 기아차 공장 가동을 전후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소비 증가로 조지아주 지역 전체에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식당에선 한국인이냐고 묻고, '넘버원'이라고 치켜세웠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기아차에 대한 친밀감과 호감을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제조업 혹은 공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엄청난 차이가 확연함을 실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를 상대로 미국 투자를 강요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열정과 도약을 상징하는 붉은 말의 해가 밝았다. 그러나, 2026년 우리나라 경제가 직면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안으로는 고용없는 성장, 청년실업, 저출산·고령화, 소비 침체 등 당면한 문제가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밖으로는 보호주의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첨단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클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제 위기가 고착화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도 적지않고, 동시에 경제 체질 개선에 대한 공감대도 상당하다.

국가 경쟁력 핵심이자 시대적 화두가 된 인공지능(AI)과,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보유한 제조업을 결합한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AI 인프라 확충과 한국형 AI 모델 수립 노력은 희망의 빛이라 할 수 있다. 안팎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기업이 붉은 말처럼 질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질주하려면 기(氣)부터 살아야 한다. 기업은 체질을 바꾸기 위해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고, 비효율적 규제는 혁신해야 한다고 지속 요구하고 있다.

정부나 국회가 기업 기를 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흔히 우리나라 기업은 과잉규제와 규제 공백이 존재하는 구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기존 기업은 규제로 미래 사업의 발목이 잡혀있는 반면에 AI 등 첨단 규제가 모호하고 일관성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기업이 당면한 문제는 기업이 잘 안다. 정부와 국회가 기업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규제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규제를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이고 예측 가능한 규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기업과 소통하며 규제 개혁으로 기업의 기를 살려야 한다.

기업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의 기를 살려야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

2026년은 우리나라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절호의, 그리고 마지막 기회일 지 모른다. 기업의 기를 얼마나,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성적표가 달라질 것이다.

김원배 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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