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진, 0.001㎜ 두께로 전자파 100배 더 잘 막는 차폐막 개발

2025-10-29

0.001㎜에 불과한 두께만으로 전자파를 기존보다 100배 더 잘 막을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차폐막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연한울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주영창 서울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김명기 고려대 교수, 이성수 한국과학기술원(KIST) 박사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초박막 전자파 차폐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날 게재됐다.

연구팀은 금속과 2차원 소재 ‘맥신’을 결합한 새로운 이종접합 구조로 전자파 차폐막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성능을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맥신은 금속 원자층과 탄소나 질소 원자층이 번갈아가며 쌓인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는 소재다. 우수한 전기전도성과 기계적 유연성을 동시에 지녀 차세대 전자소자 및 전자파 차폐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간섭(EMI)은 통신 오류나 오작동, 발열 등을 유발해 기기의 성능과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EMI 차폐 기술은 반도체 패키징과 스마트기기 설계의 핵심 요소로 꼽히지만 기존 금속 기반 차폐막은 두껍고 무거워 소형화·유연화가 필요한 최신 전자기기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이에 ‘표면 형상에 맞게 균일하게 감싸는 초박막 전자파 차폐막(컨포멀 차폐막)’이라는 신기술이 제시됐지만 두께를 줄이면 전자파 차단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는 여전하다.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차폐막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속 박막이 전자파를 가두는 벽 역할을 하고 그 안에서 맥신 박막이 전자파의 산란·흡수를 유도해 감쇠시킨다. 이를 통해 통해 2㎛(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보다 얇으면서도 전자파의 약 99%를 차단하는 20데시벨(dB) 이상 수준의 차폐 성능을 달성했다. 기존 차폐막 대비 100배 이상 뛰어난 수준이다.

맥신 박막 두께를 0.2㎛, 즉 200㎚(나노미터·10억 분의 1m)로 줄여도 성능이 거의 유지됐다. 차폐막은 또 고온(85°C 이상)·고습(85%) 환경에서도 48시간 이상 산화나 부식 없이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연 교수는 “두께가 얇아지면 성능이 떨어지는 딜레마를 극복한 성과”라며 “극도로 얇고 유연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갖춘 차폐 기술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과 스마트기기, 플렉서블 전자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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