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의 본사가 있는 서울 역삼역 인근 SI타워가 매물로 나왔다. KB부동산신탁이 인수한 지 15년 만이다. 핵심 임차인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효자 빌딩’이었지만 최근 KB부동산신탁이 적자를 지속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되자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SI타워 매각을 위해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SI타워는 KB부동산신탁이 2009년 ‘KB와이즈스타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 펀드를 통해 인수한 빌딩이다. 당시 인수 가격이 4000억 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거래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KB부동산신탁은 국민은행과 삼성화재 등을 핵심 출자자로 확보했으며 KB자산운용이 자산관리를 맡기로 하는 등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이 협업해 거래를 마무리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SI타워는 현대모비스가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노키아·한국탄센제약 등도 일부 공간을 쓰고 있으며 건물 공실이 없다. 역삼역에서 도보 1분 거리로 테헤란로 대로변에 맞닿아 있어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다. 업계에서는 테헤란로에 늘어선 프라임 오피스 빌딩들 중 맞은편에 있는 강남파이낸스센터(SFC) 다음으로 높은 가치를 받고 있다고 평가한다.
1999년 준공됐으며 지하 8층~지상 24층, 연면적 2만 평 규모다. 시장에서는 SI타워의 매각 가격이 평당 4500만 원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총거래가는 9000억 원 수준이 되는 셈이다. 인근에 있는 코레이트타워가 최근 평당 42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KB부동산신탁은 현재 강남N타워도 매각하는 등 자산들을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B부동산신탁이 올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고 올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100%를 웃도는 등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