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글로벌 규제 장벽, 시중은행 관리시스템 '선진화'로 넘는다

2025-04-15

금융권이 국외 점포 경영관리를 위해 시스템 고도화에 나섰다. 글로벌 각지에서 금융 제재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관리 시스템을 선진화해 내부통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글로벌 경영관리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해당 플랫폼은 해외에 있는 국외점포들을 통합 관리하고, 국내 담당자와 국외 점포 실무자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개발된다. 기존에는 주요 정보사항보고를 서면으로 진행했고, 내부통제 등 관리모듈이 서면과 계정계에 분산되어 있었다.

KB국민은행은 금융권에서 해외 지점 통합 관리·모니터링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게 됐다. 국외점포가 위치한 국가별 법률, 제도, 시스템 등이 서로 달라 국내 경영관리시스템을 확장하기보다 별도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내부 통제 효율성을 높이고 실시간 모니터링과 플랫폼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

신한은행은 글로벌시스템 국가별 분리 구축과 국외점포 백신관리서버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대부분 현지 금융감독기관에서 시스템 분리 구축을 요구함에 따라, 서버 분리를 통해 현지 규정 준수를 제고한다. 이와 함께 서버 분리와 고성능 장비 교체 등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해 국외점포에서 장애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우리은행은 국외영업점 자금세탁방지(AML) 위험평가 고도화와 시스템 개선을 추진한다. 위험평가는 연체 관리나 유동성 리스크 등 금융 위험 요소뿐아니라, 사이버보안과 기후리스크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은행은 22개 국외영업점을 대상으로 위험평가를 고도화하고, 일부 국가 영업점에 대해서는 'AML 시스템 제3자 검증'도 실시한다. 이는 자금세탁방지 관련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외부의 독립된 전문가가 객관적으로 점검·평가하는 절차다. 우리은행은 검증결과를 기반으로 국외영업점 AML 이행의 실질적 개선과 본점 관리 프로세스 강화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지 감독 당국 규정 준수와 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한다. 현지 감독 당국의 AML 위험평가 관련 주요 지적 사항에 대응하고, 도출된 위험요소를 방지하기 위한 AML 내부통제 활동과 이행 프로세스를 수립한다는 목표다.

금융권에서는 국내외 금융당국이 국외 점포 관리를 강조함에 따라 선제적인 인프라·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지난해 해외 금융당국에서 31건 제재 처분을 받았다. 이는 2년 전 18건과 비교해 72% 폭증한 수치다. 대부분 보고서 제출이나 정보체계 미비로 인한 벌금으로 그쳤지만 현지 규정과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한 관리·운영 중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현지 규제에 대해 단계별 모니터링으로 즉각 대행 중이나, 보다 고도화된 관리 시스템과 체계를 구축해 관련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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