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민경훈이 회사에?…알리바바와 손잡은 신세계 무한 변신

2025-11-08

지난 3일 서울 역삼동 지마켓(G마켓) 본사에 가수 민경훈이 등장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G마켓 빅스마일데이 홍보 모델로 나선 민씨는 임직원들에게 커피와 디저트를 나눠줬다. G마켓이 쇼핑 축제에 맞춰 텔레비전 광고를 재개한 건 3년 만이고, 광고 모델이 본사를 찾은 건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손잡은 신세계그룹이 변신 중이다. 무게감을 중시하는 신세계식 문화에 알리바바식 경영 스타일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지마켓 사내 인트라넷 그라운드(G-round)에 임직원 아이디어 게시판이 새롭게 만들어진 게 대표적이다. 제임스 장 대표가 제안해 만든 게시판 속 아이디어는 실현 가능성을 따져 지마켓 홈페이지 등 경영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마켓 대표와 임직원 간 타운홀 미팅도 매월 1회로 정례화했다. 오프라인 타운홀 미팅에 임직원 50여명을 초대하고 타운홀 미팅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전송해 임직원이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대표가 매월 여는 타운홀 미팅은 신세계그룹에선 전례가 없었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알리바바 스타일이 신세계그룹에 입혀지고 있는 과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지향하는 알리바바는 임직원 간 협력을 핵심 가치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젊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어서다. 알리바바에 입사하면 이름과 별도로 별명을 만드는데 전통이 있는데 평등하고 유쾌한 조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함이다. 2012년 라자다를 창업한 제임스 장 대표는 인수합병을 거쳐 10년 가까이 알리바바에서 일하며 이런 기업 문화가 몸에 익었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알리바바 합작사와 협업하는 신세계그룹 내 계열사에선 알리바바 메신저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알리바바 메신저에 포함된 인공지능(AI) 번역 기능을 활용해 중국 알리바바 본사와 업무 관련 대화를 나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조인트벤처를 추진하면서 알리바바 직원과 중국어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이 많았는데 메신저를 몇 번 사용해 보고 깔끔한 번역에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글로벌 온라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했는데 메신저를 사용해보고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와의 합작사 설립 발표 이후 신세계그룹 내부에선 부정적인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시선보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반기는 분위기가 더 크다. 앞서 지마켓은 지난달 21일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마켓을 시작으로 알리바바 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신세계와 알리바바 합작사는 지마켓과 옥션이 사용하고 있는 낡은 소프트웨어인 레거시 시스템 개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부족은 국내 유통사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이와 별도로 지마켓은 향후 1년간 맞춤형 검색 기능 강화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마켓 관계자는 “알리바바는 글로벌한 유통망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AI 오픈소스 모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셀러의 판촉을 돕는 수단인 광고에도 AI를 활용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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