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반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서비스로 해당 분야 정점에 오른 세일즈포스는 최근 기업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를 강하게 밀고 있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해체에 앞서 AI 에이전트란 새로운 유형의 IT 소비 모델로 선제 전환하는 회사의 미래를 건 모험이다.
AI 에이전트 시대로 넘어가면서 전통적인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해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무 수행을 위한 다양한 기능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와 자연어 프롬프트 인터페이스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AI 에이전트를 비즈니스에 전격적으로 활용하게 되면, CRM은 애플리케이션이란 외형없이 수행되는 디지털 비즈니스 프로세스로 바뀐다. AI 에이전트가 그 자체로 각종 기능을 수행하므로, 에이전트가 애플리케이션에서 각종 기능을 실행하는 건 불필요한 작업이 된다. 사용자는 기능과 데이터 접근을 위한 UI와 코드 없이 자연어 명령으로 AI 에이전트에 업무를 지시하고 수행 결과를 확인, 조정한다.
세일즈포스의 업무용 SaaS 제품은 크게 6가지로 구분된다. ▲영업 프로세스 자동화 및 관리를 위한 세일즈 클라우드 ▲고객 서비스 및 콜센터 운영 지원을 위한 서비스 클라우드 ▲마케팅 자동화와 개인화 캠페인을 위한 마케팅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위한 커머스 클라우드 ▲고객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을 위한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 ▲앱 개발과 업무 자동화 및 데이터 분석 등을 위한 플랫폼 및 분석 도구 등이다. 여기에 업무 협업도구 ‘슬랙’, API 기반 통합 플랫폼 ‘뮬소프트’, 고객데이터플랫폼(CDP)인 ‘데이터 클라우드’, 산업별 특화 제품인 ‘인더스트리 클라우드’ 등이 있다.
각 애플리케이션 제품은 ‘커스터머360’이란 브랜드 혹은 통합 프레임워크로 모이며, 상호 간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는 다양한 업무별 및 산업별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세일즈포스 플랫폼’이란 기반에서 제공한다. 세일즈포스 플랫폼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클라우드를 포함하고, 각종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들의 데이터를 모으게 한다. 에이전트포스는 세일즈포스 플랫폼 전반의 작업과 기능을 수행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한다.
에이전트포스는 복잡한 작업 흐름을 분해하고, 판단한 후 실행까지 담당하는 추론 엔진인 ‘아틀라스 리즈닝 엔진’과, 업무 주제와 행동을 정의하고 AI 에이전트를 생성할 수 있는 ‘에이전트 빌더’, 기존 시스템과 연동 기능, 생성형 AI의 안전한 운영을 위한 트러스트 레이어로 구성된다.
현재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세일즈포스의 비즈니스 솔루션 제품은 수많은 AI 에이전트로 대체될 수 있다. 에이전트포스를 통해 고객 영업의 특정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에게 부여받은 임무와 권한을 통해 데이터 클라우드 내의 데이터에 접근하고, 주어진 작업 목표를 달성한다.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직접 각종 기능을 찾아 실행시키지 않는다. 채팅 인터페이스에서 AI 에이전트를 실행하면 나머지 디지털 작업은 자동으로 수행되고, 그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는 기업의 비즈니스가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지 않았다. 당분간 애플리케이션과 AI 에이전트가 병존하는 과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기를 지나면 제품별로 구독 계약을 체결하는 세일즈포스의 현 사업 모델도 새로 개편돼야 한다. 에이전트포스는 이를 위한 새로운 사업 공간을 미리 만들어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에이전트포스 가격 정책 확정, 무제한 시 월 650달러부터
세일즈포스는 미래 투자 비용을 확보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 편성을 위해 가격 체계를 새로 구축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17일 세일즈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필드 서비스, 일부 인더스트리 클라우드 등의 엔터프라이즈 에디션과 무제한 에디션 가격을 오는 8월 1일부터 평균 6% 인상한다고 밝혔다. 세일즈포스 스타트터, 프로, 파운데이션 등의 에디션 가격은 인상되지 않는다. 2023년 8월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는데, 생성형 AI 관련 출시 후 계속 가격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에이전트포스의 새 라이선스 가격 정책도 구체화됐다. 세일즈포스의 AI 에이전트 플랫폼인 ‘에이전트포스’는 지난 5월 새로운 가격 정책으로 판매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에이전트포스는 대화당 2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는 여기에 에이전트 작업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 기반 모델인 ‘플렉스 크레딧(Flex Credits)’과 무제한 직원 에이전트 사용을 포함하는 ‘에이전트포스 1 라이선스 일및 애드온’을 지난달 공개했다.
플렉스 크레딧은 에이전트포스의 수행 하는 작업을 기준으로 과금한다. 고객 레코드 업데이트, 복잡한 워크플로우 자동화, 케이스 해결 등 작업 단위별로 크레딧을 사용한다. 각 작업은 플렉스 크레딧 20개(작업당 0.10달러)를 소모한다.
플렉스 크레딧은 10만크레딧(500달러)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크레딧은 세일즈포스 디지털지갑에 담아 활용하게 된다. 운영자는 사용량 추세, 크레딧 소비, 수요 예측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이상을 사용한다면, 세일즈포스 파운데이션을 통해 10만 플렉스 크레딧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작업 단위 대신 사용자 규모를 기준으로 AI 에이전트를 무제한으로 사용하려면, 사용자 라이선스인 ‘에이전트포스1 에디션’이나 ‘에이전트포스 애드온’을 선택할 수 있다.
에이전트포스 애드온은 세일즈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필드 서비스 및 인더스트리 클라우드 등의 엔터프라이즈 에디션과 무제한 에디션 라이선스에 에이전트포스 무제한 사용 라이선스를 추가하는 계약이다. 사용자당 125달러를 추가하면 에이전트포스의 모든 기능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에이전트포스1 에디션 라이선스 가격은 사용자당 월 550달러다. 특정 클라우드에 더 특화된 기능을 제공하며, ‘애드온’과 달리 플렉스크레딧을 혼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에이전트포스 애드온에 포함된 모든 항목을 이용할 수 있다. 조직당 연간 100만개의 플렉스 크레딧을 제공한다. 플렉스 크레딧을 사용자 라이선스와 혼용할 수 있다. 데이터 클라우드에서 조직당 연간 250만개의 데이터 서비스 크레딧도 제공한다. 슬랙 엔터프라이즈 플러스도 이용할 수 있다.
에이전트포스 애드온과 에이전트포스1 에디션은 기존의 아인슈타인 애드온과 아인슈타인1 에디션을 대체한다.

슬랙 비즈니스 플러스의 경우 AI 에이전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데 월 15달러로 인상됐다. 새로운 구독 플랜으로 강화된 보안, 관리자 제어, 거버넌스 및 규정 준수 기능을 포함하는 새로운 슬랙 엔터프라이즈 플러스 플랜이 출시됐다. 또, 무료 사용자를 포함한 슬랙의 모든 기업용 플랜에 세일즈포스채널이 추가됐다. 모든 세일즈포스 고객은 커스터머360 앱에서 슬랙과 세일즈포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가령, 세일즈포스의 대표적인 제품인 세일즈 클라우드의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구독하고 있는 경우 AI 에이전트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월간 구독비용은 사용자당 650달러다. 기본적인 구독료가 사용자당 월 100달러고, 여기에 에이전트포스1 에디션 구독료 월 550달러를 추가한 것이다. 데이터 클라우드까지 이용하게 되면 데이터 양과 이벤트 수 단위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 에이전트포스로 24시간 일하는 디지털 노동 확보 강조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로 기업의 생산성을 대거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은 자원의 한계 때문에 속도와 품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며 “만약 자원이 무한해 속도 때문에 품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면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조직 내 업무 처리 능력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 노동 혁명을 이끈다”며 “사람과 AI 에이전트를 하나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전문가들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한계 없는 성장의 길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의하면, 세일즈포스는 사내에 에이전트포스를 도입한 후 85만 건 이상의 기술 지원을 에이전트포스로 수행했다. 기술 지원의 85%는 서비스 엔지니어 개입 없이 AI 에이전트만으로 해결됐다. 또한, 3만 건 이상의 리드 창출에 에이전트포스가 직접 영향을 줬고, 리드 선별 시간을 40% 단축했다.
손 대표는 “에이전트포스는 한계 없는 인적 자원 확장을 제공하는 디지털 노동 플랫폼”이라며 “에이전트포스를 통해 회사의 모든 팀과 전사적인 워크플로우에 디지털 노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는 업무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이제 단순한 AI 활용을 넘어 자율적인 AI 에이전트가 인간과 협력해 업무를 혁신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AI 에이전트가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대신하고,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부가가치 높은 업무에 집중헤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세일즈포스는 하반기 내 한국 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손부한 대표는 “3분기 내에 데이터 클라우드와 에이전트포스 플랫폼이 한국 내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한국 고객의 데이터와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한편, 세일즈포스는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례 IT 컨퍼런스 ‘에이전트포스 월드투어 코리아 2025’를 개최했다. ‘에이전트포스 월드투어’는 세일즈포스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하는 컨퍼런스로, AI 에이전트 시대에 맞춰 고객경험 향상과 업무 방식 전환을 지원하는 최신 기술과 실제 도입 사례를 발표한다. 올해 총 40개 이상의 세션과 20개 이상의 체험 부스를 운영한다. 기조연설에 세일즈포스의 케이티 맥나마라 AI 부문 글로벌 부사장, 세일즈포스코리아 손부한 대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김규하 부대표가 연사로 나서 AI 에이전트 전략을 소개했다.
케이티 맥나마라 에이전트포스부문 부사장은 “AI 에이전트의 성공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클라우드는 기업 전반에 흩어진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하고, AI가 실시간으로 정확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이전트포스의 기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티 맥나마라 부사장은 조직 내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틱 레이어’로서 ▲커스터머 360, 슬랙 및 태블로 간 통합성 ▲자율적 추론 및 행동 실행 ▲실질적인 비즈니스 활용 ▲높은 신뢰성과 보안 ▲로우코드 기반의 손쉬운 개발 환경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의 확장성 등을 에이전트포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