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50t 이를 것"…치솟는 금값 뒤엔 中 은밀한 '금 사재기'

2025-11-14

국제 금값 급등의 핵심 요인으로 중국의 은밀한 ‘금 사재기’가 지목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이 올해 들어 공식적으로 발표한 금 구입량은 총 25t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도 6월 2.2t, 7월과 8월 각각 1.9t 수준으로, 평균 월 2t 안팎의 매우 제한적 수치를 공개해 왔다.

그러나 FT는 “이 수치를 그대로 믿는 시장 전문가들은 사실상 없다”고 전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 분석 결과 대형 금괴 거래 흐름 등 시장 데이터를 종합하면 중국의 실제 매입 규모는 공식 발표의 10배에 달하는 최대 250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브루스 이케미즈 일본 금시장 협회 이사장도 “특히 중국 관련 올해 공식 수치를 신뢰하는 사람은 없다”며 현재 중국의 실제 금 보유량을 약 5000t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금 매입을 은폐하는 배경에는 ‘조용한 탈(脫)달러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달러 중심의 금융 구조가 중국 경제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위험 분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제프 커리 칼라일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중국은 탈달러 전략의 일환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금 거래업체 MKS 팜프의 애널리스트 니키 실스 역시 “금은 미국 관련 리스크를 헤징(위험회피)하는 수단”이라며 “미 행정부의 보복을 우려한다면 금 구입 규모를 최소한만 보고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공개 매입은 금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FT는 중국이 실제 매입량을 드러내지 않는 탓에 트레이더들이 금 시세의 향방을 가늠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나아가 우호 관계의 개발도상국들을 상대로 ‘금의 중국 보관’을 유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캄보디아는 최근 위안화로 결제한 새 금 구입분을 상하이금거래소 금고에 보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위안화 영향력을 확대하고 국제 금융 시장에서 달러 위상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 거래소 불리언볼트의 에이드리언 애쉬 연구 책임자는 “중국의 실제 금 보유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겉보기에는 단서를 찾을 수 있어 보이지만, 이는 전체 퍼즐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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