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영사관 재건축 우려된다

2025-02-27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 재건축 프로젝트가 설계 단계부터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인건축가협회는 최근 공개된 설계 공모 당선작에 대해 “건축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설계”라며 “현재 예산으로는 완공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혹평했다.

건물 높이가 문제다. 조감도대로 8층으로 짓게 되면 안전규정상 ‘고층빌딩’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래서 화재나 지진 대비 공법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 헬기착륙장, 비상발전기, 제연설비 등도 설치해야 하는데 현재 책정된 약 4910만 달러 예산 보다 최소 590만 달러가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려는 진작부터 있었다. 공관 재건축은 한국 정부사업이라 원칙적으로 한국에 있는 건축업체만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인 건축사들은 현지 사정에 동떨어진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물론 총영사관측은 공모를 공지하면서 “현지 건축설계사와 협업이 필수”라고 했지만 공개된 조감도는 그 결과물이라고 하기 어렵다.

공모 당선작인 한국 설계업체인 ‘유선엔지니어링’의 선정도 석연치 않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지하주차장이 붕괴돼 ‘순살 아파트’ 오명을 얻은 인천 검단아파트를 설계했다. 50억 원 규모의 설계용역을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식으로 따내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 업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 직원들이 채용됐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아직 초기 단계다. 현지 사정에 맞게 현실적으로 설계했는지 다시 한번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러려면 총영사관측이 발표했던 대로 한인 설계업체와의 협력은 필수다.

공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얼굴’이자 한인들에게는 자부심의 상징이다. 재건축이 졸속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보다 신중하고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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