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등장한 ‘거대한 눈’… “새 정부, 플라스틱 감축 나서야”

2025-06-04

최종 편집일 4th 6월, 2025, 10:54 오전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6월 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 광장에 대형 ‘눈(目)’이 떴다. 30×20미터 크기의 초대형 깃발에 수천 명의 얼굴이 새겨진 이 퍼포먼스는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We Are Watching)’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국내외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이날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포함된 강력한 국제 협약을 새 정부에 요구했다.

퍼포먼스에 사용된 깃발은 스위스 예술가 댄 아처와 그린피스가 협업한 상징물로, 작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에서도 부산 상공에 띄워졌다. 플뿌리연대는 이번 제주 행사를 통해 “세계 시민은 한국 정부를 지켜보고 있다”며 지난 회의 당시 책임 있는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꼬집었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서 플뿌리연대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작년에는 생산 감축에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어떠한 실천도 없었다”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외치는 개최국으로서 새 정부는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이 협약에 동의한 100여개 국가와 함께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공식 지지하고, 오는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INC5.2 협상회의에서 강력한 협약 체결에 앞장설 것을 요구했다.

플라스틱의 99% 이상은 화석연료에서 비롯되며, 재활용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플뿌리연대는 “생산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야말로 인류와 지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새 정부가 국제사회 앞에서 분명한 행동으로 응답하길 기대했다.

이번 행사는 28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 환경의 날 공식 행사로 UNEP(유엔환경계획)과 환경부가 공동 주최했다. 한국이 작년 협상회의를 개최했지만 생산 감축 등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던 만큼, 새 정부의 태도 전환 여부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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