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9권 엮은 송숙 선생님

『시똥누기』는 2016년 군산푸른솔초등학교 4학년 3반 아이들이 쓰고,
담임인 송숙 선생이 엮은 어린이시집이다.
어린이시집인데 ‘시’에다가 ‘똥누기’를 더했으니 고개가 갸웃해질 터다.
대체 이런 아이들 장난 같은 제목을 붙인 이유는 뭘까?
아이들의 솔직하고 발랄한 마음을 담은 ‘시똥누기’는
올해 군산 서해초등학교 5학년 4반 어린이들이 쓴
『사랑이 떼구르르』까지 무려 아홉 번이나 이어졌다.
송 선생이 매년 어린이시집을 내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남학생 하나가 시를 써온 게다.
깜짝 놀란 송 선생이 아이들 앞에서 시를 써온 아이를 칭찬하자
서서히 반 전체가 시를 쓰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아이들의 글을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든 송 선생은
아이들에게 정식 시집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똥누기는 그 후로 『분꽃 귀걸이』 『호박꽃 오리』 『질경이 씨름』
『감꽃을 먹었다』 『돌머리가 부럽다』 『우리 반이 터지겠다』
『의외로 나는 나를』『사랑이 떼구르르』 등 아홉 권의 시집으로 이어졌다.
송 선생은 올해 2학년 담임을 맡았다.
새로운 '시똥'을 눌 아이들을 향해 송 선생은 설레는 발걸음을 뗐다.